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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국회' vs '대통령 사랑합니다'
트랙터 몰고 진입 투쟁단, 경찰과 충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이 이루어지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일대는 아침 일찍부터 몰려든 시민들로 가득 찼다.

취재진과 경찰 병력 사이 사이 '박근혜는 퇴진하라' '응답하라 국회' 등의 손 팻말을 든 시민들은 "즉각 탄핵" 구호를 외치며 추운 날씨 속에서도 자리를 지켰다.

서울 방이동에서 왔다는 시민 A씨는 "가게 문을 닫고 왔다"며 "중요한 날인만큼 표결이 이루어지는 현장에 오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민 무리 속에는 아직 어린 초등학교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어린이들은 '못된 대통령'이라고 적힌 손 팻말을 들고 마스크와 장갑으로 무장한 채 탄핵 표결을 기다렸다.

한쪽에선 보수 단체에서 나온 시민들이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라고 외치며 탄핵을 부결시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야당과 언론이 사라져야 한다"며 "진상 규명 없는 탄핵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곳을 지나던 일부 대학생들은 보수 단체를 향해 "아저씨 얼마 받고 나오셨어요?"라며 "그렇게 살지 마세요"라고 소리 질렀다.

국회 건너편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도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가 모여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다"고 외쳤다.

점심 시간을 조금 지난 오후 1시10분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전봉준투쟁단'이 트랙터를 몰고 국회 앞으로 집결하자 분위기가 순식간에 긴장됐다.

투쟁단은 서울 보라매공원과 대방역을 지나 국회 바로 앞까지 진입했지만 경찰 차벽에 막혀 더 이상 나가지 못했다. 투쟁단과 경찰이 한때 몸사움을 벌이기도 했지만 부상자는 없는 상황이다.

오후 2시부터는 광화문 촛불집회 주최 측인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이 '박근혜 즉각 퇴진-응답하라 국회 2차 비상국민행동' 집회를 갖고 있다. 집회가 시작되면서 국회 일대로 몰려드는 시민 수가 점점 늘고 있다.

국회는 이날 오후 3시 본회의를 열고 박 대통령 탄핵 소추안에 대해 표결한다. 재적 의원 300명 가운데 200명 이상 찬성으로 탄핵안이 가결되면 외교·국방·행정 수반인 박 대통령 직무는 곧바로 정지돼 국정은 황교안 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체제로 전환된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헌법재판소는 최장 6개월의 심리 작업에 들어간다.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정국은 개헌론 등과 맞물려 한치 앞도 가늠하기 힘들게 된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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