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결 정족수 200명…부결시 정국 대혼란 불가피
與 비상시국위 36명 포함 208명…넘으면 친박 주류 '타격'
여론조사 탄핵 찬성 81% 대입하면 243표…민심 '바로미터'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9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표가 얼마나 나오느냐는 단순히 숫자를 넘어 향후 정국에서 큰 의미를 내포한다.

◇'200표' 모자라 부결되면 '빅뱅'

우선 가결과 부결을 판가름 짓는 찬성 200명은 그 자체로 '탄핵 정국'의 향배를 가르게 된다.

현재로선 가결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으나 만약 가결정족수 200명을 채우지 못한다면 연말 정국은 차기 대권 판도, 개헌론 등과 맞물리면서 엄청난 격랑에 휩싸이며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렵게 된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올 경우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는 내심 '승리'로 평가되겠지만 '촛불 집회'가 여의도로 몰려들면서 오히려 더 큰 역풍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대의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 회의의 확산으로 민심이 폭발하며 국회 해산론으로 치달 수 있다.

탄핵안 표결의 '캐스팅보트'를 쥔 비주류는 부결될 경우 엄청난 책임론에 휩싸이는 것과 동시에 주류측으로부터도 공격을 받으면서 연쇄 탈당과 나아가 분당으로 이어지면서 여권 해체로 확산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미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의원직 총사퇴를 선언한 상황이고, 여당 비주류도 이에 가세할 수 있어 20대 국회가 사실상 해산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여당 비주류가 이미 최소 35명의 찬성표를 확보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다고 밝힌 터여서 부결될 경우 야당 이탈표가 드러날 경우 그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08표', 친박계 이탈이냐·탄핵연대 이탈이냐 좌우

야당 및 무소속 의원들(172명)이 모두 찬성표를 던진다는 전제하에 여당 비주류로 구성된 비상시국위원회 소속 의원 36명이 모두 찬성한다면 208명으로, 가결정족수를 넘기게 된다.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시국위에는 김무성(6선) 심재철 정병국(이상 5선) 강길부 김재경 나경원 유승민 이군현 주호영(이상 4선) 강석호 권성동 김성태 김세연 김영우 김학용 여상규 이종구 이학재 홍문표 홍일표 황영철(이상 3선) 박인숙 오신환 유의동 장제원 정양석 정용기 하태경(이상 재선) 박성중 송석준 윤한홍 정운천 김현아(이상 초선) 의원 등 모두 33명이 참석했다.

이들만 모두 찬성표를 던져도 205명으로 탄핵안은 가결된다.

또 경대수 신보라 이현재 홍철호 의원 등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 등을 통해 사실상 탄핵 찬성 입장을 공식화하는 등 여당내 '중간지대'에 있는 의원들의 찬성도 속출하고 있다.

야당의 탄핵 공조가 공고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찬성표가 208명에 못 미칠 경우 우선 비주류의 이탈표로 추정할 수 있다.

반면 208명보다 많다면 친박 주류측에서 찬성표를 던진 의원이 나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면서 친박계의 정치적 타격이 엄청날 것으로 전망된다.

◇'243표'의 정치적 의미…대의제 평가

광장의 민심이 여의도 국회에 수치로 얼마나 반영될런지도 관심이다.

'촛불민심'으로 상징되는 탄핵 여론이 얼마나 본회의 표결에 반영될지의 문제이다.

탄핵 표결일날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가 가장 최근의 탄핵 민심을 나타낼 수 있다.

갤럽이 지난 6~8일 전국의 성인남녀 1천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탄핵에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81%에 달해 반대(14%)를 압도했다.

여론조사 결과에 나타난 탄핵 찬성비율 81%를 국회 의석수(300명 재적)에 대입하면 243명이 나온다.

바꿔말하면 찬성표가 240명 전후로 나온다면 '대의민주주의'가 정확하게 반영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240명을 훨씬 넘을 경우 촛불민심에 대한 의원들의 '호응도' 혹은 '공포지수'가 높았다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고, 반대로 이에 못 미칠 경우 민심을 보수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류미나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