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 당시 머리 손질을 하기 위해 시간을 보냈다는 보도가 나간 뒤 인터넷에는 대통령 탄핵 요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사진=YTN 방송 화면 캡처
사진=YTN 방송 화면 캡처
청와대는 뒤늦게 "머리 손질에 소요된 시간은 90분이 아니라 20여분"이라며 해명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탄핵 불길에 '기름 붓는 격'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기사를 보는 순간 너무 참담해서 눈을 감았다"고 운을 뗀 뒤 "배가 침몰하고 국민의 생명이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미용사를 청와대에 불러 올림머리를 하느라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은 분노를 넘어 허탈감마저 느끼게 만든다"라고 글을 올렸다.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박 대통령을 향해 직설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이 시장은 "인간이길 포기한 대통령...법정최고형으로 여생을 감옥에서 반성하며 보내게 해야한다. 수백명 국민이 침몰하는 배안에서 죽어가는 걸 보고받아 이미 알면서도 늑장에 심지어 머리 올리느라 90분..."이라며 분노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은 더 이상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지 마시라. 어머니의 이름으로 대통령을 용서할 수가 없다"고 분개했다.

같은 당 표창원 의원은 SNS에 "저도 사생활은 거의 없고 일상이 공개된다. 미국 일본 등 대부분 국가 정상은 1분 단위로 공개된다. 머리 손질 외 시간은 뭐했나"라고 지적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트위터에 "이것이 탄핵사유가 아니라는 것 또한 납득이 안된다. 머리손질 이외의 시간도 알고 싶다"고 질문을 던졌다.

박 대통령이 차움병원을 이용할 때 드라마 주인공 '길라임'을 가명으로 쓴 대목을 비꼬는 글도 올라왔다.

정청래 전 의원은 "박근혜는 세월호 당일 드라마 주인공처럼 올림머리를 연기하고 있었다. 아무리 드라마광이라지만 해도해도 너무했다. 악성 드라마 시크릿 청와대 공동주연 박근혜, 최순실 이야기"라며 비꼬았다.

정치권 이슈에 쓴소리를 잘 하는 조국 서울대 교수도 한마디 남겼다. 그는 페이스북에 "맨 발로라도 집무실로 뛰어 나가 세월호 상황을 챙겼어야 할 상황에 유유자적 관저에 앉아 유명 미용사에게 '올림 머리' 맡기고 앉아 있었다"고 비판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국조 특위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세월호 사건 당일 대통령 관저 내에서 일어나는 그런 사사로운 생활에 대해 잘 모른다"고 피해갔다.

이에 안민석 의원은 "대통령 머리 손질을 한 미용실(청담동 토니앤가이) 정송주 원장을 다음 청문회에 증인으로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