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현상'에 대선구도 급변조짐…주자들 촉각 속 선명성 경쟁

야권 대선주자들은 '운명의 날'인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처리 D-데이를 하루 앞둔 8일 다시 한번 촛불을 들고 탄핵전선의 전면에 나선다.

탄핵정국의 종료와 함께 조기대선 국면 돌입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촛불민심을 겨냥한 선명성 경쟁을 통해 지지층 결집의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적 포석이 깔려있다.

특히 탄핵정국을 거치며 야권의 기존 대권구도가 급변하고 있는 점이 야권 주자들의 마음을 다급하게 만들고 있다.

당장 초강경 발언을 쏟아낸 이재명 성남시장이 야권 지지층내에 이른바 '이재명 현상'으로 불리는 돌풍을 일으키면서 '포스트 탄핵' 정국의 향방이 더욱 불투명해지는 흐름이다.

이에 따라 각 대선주자는 탄핵 이후의 대권판도의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막판 존재감 부각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일단 주자들은 이날 저녁 63빌딩에서 열리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16주년 기념식에 대거 참석한다.

야권의 정신적 지주인 김 전 대통령이 평생과제로 삼은 민주주의·남북관계·서민경제를 강조하고 'DJ 리더십 계승'을 내세우면서, 심리적 측면에서 탄핵을 향한 야권의 단일대오를 가다듬고 내년 대선을 향해 '심기일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이 참석을 확정지었고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는 미정이다.

여론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문 전 대표는 이날 저녁 국회 앞에서 시민과 함께 촛불을 든다.

문 전 대표는 본격적인 탄핵 국면 전까지는 주제별 현장방문과 간담회 등 일정을 소화했지만 이후에는 시국대화→주말 광화문 등 촛불집회→국회 앞 필리버스터 연설→국회 앞 촛불집회 등으로 참여 수위를 점차 끌어올렸다.

문 전 대표는 전날 오후 국회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선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는 여당 주장에 "새누리당은 입을 닫고 하루빨리 대통령을 퇴진하게 한 다음 국민의 처분을 기다려야 한다"고 맞받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점심때 용산역광장에서 29번째 대통령 퇴진 촉구 서명운동을 벌인다.

오후에는 국회 본회의에 참석, 야3당이 발의한 탄핵안 보고 과정을 지켜본 뒤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리는 국민의당 촛불집회에도 참여한다.

박 시장도 저녁 국회 정문 앞에서 '박원순과 국민권력시대'라는 이름으로 토크쇼형 토론회를 열고 대통령 퇴진을 외친다.

특히 이날 손님으로는 이재명 시장이 초청돼 눈길을 끈다.

안 지사도 상경해 오전에는 국회에서 열리는 '물관리 제도개선 토론회'에 참석하고 저녁엔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리는 '민주당 탄핵버스터'에서 연설을 한다.

김 의원도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검사장 직선제 도입을 위한 토론회'에서 축사하고, 저녁에는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리는 당 촛불집회에 동참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li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