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름만 하면 되는줄 알았는데 기업과 '밀당' 있어 이상하다 생각"

최순실 씨가 기업을 상대로 대가성 기부를 받는 창구로 활용한 의혹을 받는 K스포츠재단의 정현식 전 사무총장은 7일 "최 씨가 SK나 롯데 등 기업들을 찾아가서 자금 좀 얘기해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정 전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이어 "(기업들과) 다 얘기가 돼 있고 나는 심부름만 하고 사업 설명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밀당(밀고 당기기) 과정이 있었다"면서 "그때부터 이상하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전 사무총장은 최 씨를 처음 만난 계기와 K스포츠재단에 입사한 배경에 대해 "최 씨가 면접을 하고 '나한테 감사를 맡으라'고 말했다. 그때는 최 씨가 신원을 밝히지 않았기에 나중에 그 분인지 알았다"고 설명했다.

정 전 사무총장은 "처음엔 감사를 맡으라고 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는데, 그 다음 날인지, 이틀 후인지 안종범 전 수석이 전화를 걸어와 K스포츠재단 감사를 맡아달라고 했다"면서 "그런데 며칠 안 가서 최 씨가 '감사는 다른 사람을 찾아보면 되니 재무를 맡아달라'고 해서 그러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그런 정도로 직책이 3번 정도 변경됐는데, 그때마다 최 씨가 얘기하고 하루 이틀 후면 안 전 수석에게서 같은 내용으로 컨펌(확인)이 오니 이 조직이 전경련 회원사에서 출연하고 청와대에서 관심을 갖고 운영하는 재단이라고 믿게 됐다"고 증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