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철 "최순실이 대통령에 요구→대통령이 金에 '車 만나라' 지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차은택 광고감독의 만남 경위를 둘러싸고 당사자인 두 사람이 7일 엇갈린 진술을 했다.

차씨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법무법인 동인)가 지난달 27일 "2014년 6∼7월께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에서 당시 김 비서실장과 김 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정성근 문체부 장관 내정자를 만난 사실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대목을 놓고서다.

김 전 실장은 이날 '최순실 게이트' 국조특위 2차 청문회에 출석, '최순실을 여전히 모르냐'는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의 질문에 "모른다"고 거듭 답변했다.

'차은택이 위증한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무슨 착각인지 모르겠다.

대통령께서 차은택이라는 사람을 한번 만나보고 문화융성에 대한 여러가지 의지와 이런 걸 좀 알아서 보고하라고 해서 한 10분간 만났다"고 말했다.

반면 차씨는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의 질문에 "최순실씨가 김기춘 실장의 연락이 올 것이라고 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최순실이 가보라고 해서 갔다.

갔을 때 정성근 장관 후보와 김종 차관이 있었다.

단순히 인사하고 나오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황영철 의원은 "우스운 사실이 발견됐다.

이걸로 볼 때 결국 최순실이 권력 1인자라는 것"이라며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비서실장이 차씨를 만나게 하라'고 요구하고, 대통령은 그 말을 듣고 비서실장에게 '차씨를 보낼테니 만나라'고 한 뒤 다시 최순실에게 '비서실장에게 이야기했으니 차씨를 비서실장에게 보내라'고 순서가 정해진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실장은 "대통령의 말씀을 듣고 차은택씨를 오라고 했다.

대통령이 차씨를 만나보라고 했다"고 거듭 밝혔다.

다만 '최순실이 대통령에게 차씨가 비서실장을 만나게 요구해서 만들어진 상황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 과정은 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종 전 문화부 차관은 '최순실을 소개시켜준 사람이 김 전 실장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나'는 질문에 "그건 와전된 것이다.

아는 지인이 소개해줬다"이라면서도 그 지인의 실체에 대해선 "이 자리에서 말하기 부적절하다.

그 분의 프라이버시가 있어서 말을 못한다"고 답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현혜란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