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 최순실 씨 측근의 친척과 관련한 인사 청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6일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특위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6월 안 전 수석으로부터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던 고영태의 친척을 (대한항공) 제주지점장으로 발령내달라는 요청을 받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조 회장은 "제가 받지 않고 우리 대표이사(지창훈 대한항공 사장)한테 요청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답했다.

앞서 안 전 수석이 최 씨의 부탁을 받아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에게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근무하는 대한항공 고모 부장을 승진시켜달라고 청탁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바 있다.

고 부장은 최 씨의 최측근인 고영태 씨의 친척으로 알려졌다.

그는 실제 제주지점장으로 발령이 나 근무하다가 사내 성추행에 연루돼 징계를 받게 됐다고 이 의원이 전했다.

이 의원은 고 부장이 퇴사할 당시 안 전 수석이 구명 요청을 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조 회장은 "대표이사 보고에 의하면 요청을 했지만, 회사 규정에 의해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대답했고 실제 그렇게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조 회장이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준비가 한창일 당시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선정 문제로 스위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출장 갔던 일도 언급했다.

조 회장은 "그때까지도 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었고 마스코트 만드는 일은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전문성이 있어 일임했었다"며 "김 전 장관이 마스코트 관련해 조직위와 IOC 간 이견이 있어 설득하러 가겠다고 해서 조직위원장으로서 연결해주려고 동행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평창올림픽 조직위가 당초 마스코트를 호랑이로 선정하려 했으나 박근혜 대통령의 반려동물인 진돗개로 바꾸라는 압박을 받아 IOC를 설득하려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br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