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체제 공백 우려 재신임 가능성…친박 주류는 교체 원해
9일 탄핵안 가결여부 변수…가결시 안갯속 혼돈 국면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6일 오후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사퇴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정 원내대표가 자신의 약속대로 오늘 의총에서 그만두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의원들의 뜻을 물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4일 의총에서 정기국회 종료와 함께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되면 물러나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려는 차원이다.

거국내각 구성도 조건 중 하나였지만 야권의 거부로 사실상 무산됐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의 하이라이트인 재벌총수 청문회가 예정돼 있는데도 원내대책회의를 열지 않는 등 오전 시간을 조용히 보냈다.

정 원내대표가 이날 사의를 표명할 경우 의총에서 그대로 수용될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정 원내대표가 재신임을 받아 한동안 업무를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 문제로 당이 어수선한데다 비주류가 '이정현 지도부'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가운데 원내 지도부마저 물러난다면 당 전체가 권력 공백 상태에 빠지는 만큼 의원들이 정 원내대표를 재신임해 한동안 업무를 수행하게 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친박(친박근혜) 주류 측에서는 정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하면 받아들여질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지도부는 물론 주류 성향이 다수인 초재선 의원 사이에서 정 원내대표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게 주류 측의 주장이다.

주류 내부에서는 과거 유승민-원유철 러닝메이트 시절 유 전 원내대표가 사퇴했을 때 원 전 정책위의장이 '승진형 원내대표'를 맡았던 것처럼 김광림 정책위의장을 원내대표로 추대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문종 의원도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된다.

다만 변수는 9일로 예정된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처리 문제다.

만약 탄핵안이 이날 가결되면 친박 주류 측은 비주류와 당을 함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어 새누리당이 분당 국면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의 사퇴가 문제가 아니라 당 전체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혼돈 속으로 빠져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친박계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만약 탄핵이 되면 원내지도부를 바꾸는 건 문제가 아니다.

결국 분당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홍정규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