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 '회장감 아니다' 말했지만 金 '지시대로 따르라'"
"김기춘과 최순실이 개입…金, 김응규·최명주 전 사장에게도 지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5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포스코 회장 인선 과정에서 조원동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 등에게 '권오준 카드' 검토를 강압적으로 지시하는 등 권 전 회장 인선에 적극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회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위 소속 박 의원은 이날 청와대 등에 대한 기관보고에서 "감도 안되고 자격도 안되는 권오준을 포스코 회장으로 세운 외부 비선실세는 누구인가"라고 반문한뒤 "김 전 실장과 최순실이라는 구체적이고 확신에 찬 제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기춘은 조원동에게 '권오준이 어떻겠느냐'고 던지고, 조원동은 '알아보니까 회장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김기춘은 '지시하는대로 따르라'고 윽박을 질렀다"며 "김기춘은 최명주 당시 포스텍기술투자 사장에게 같은 지시를 내렸고, 한걸음 더 나아가 권오준을 회장으로 세우는 지시와 명령이 노출돼선 안된다는 다짐까지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기춘은 포스코의 CEO 승계프로그램 담당사장인 김응규 전 사장(전 포스코경영연구소 대표이사)에게도 권오준을 회장으로 세우라는 지시를 했는데, 검찰은 김 전 사장을 소환조차 하지 않은 걸로 안다"며 "나머지 후보는 다 들러리를 선 '가짜 경선쇼'를 했으며, 오영호 전 산자부 차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순방길에서 김 전 실장으로부터 경선 권유를 받았다는 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권력 비선실세에 의해 대통령의 이름을 팔아 권오준을 포스코 회장으로 세우고, 그 포스코가 이용복의 엘시티 시공사로 참여하게 된다.

이영복이 보통 '빽'이 아니고서는 그렇게 될 수 없는 구조였다"면서 "조원동과 최명주는 옥스퍼드 대학 동문이며, 최순실과 엘시티 비리 의혹의 이영복은 오래된 강남의 청담계 계원"이라며 '김기춘, 차은택, 최순실, 권오준, 이영복'간 모종의 연결고리 의혹을 제기했다.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은 '경제수석으로서 이 부분에 대해 소상하게 조사할 용의는 없느냐'는 박 의원의 질의에 "김 전 비서실장을 개인적으로 잘 아는 건 사실이지만, 그 이후에 있었던 일은 제가 아는바가 없다"며 "특검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므로 협조할 게 있으면 협조하겠다"고 답변했다.

강 수석은 그러나 "김 전 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한국현대사의 최대 간신이자 '법률 미꾸라지'"라는 박 의원의 표현에 "동의하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반박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현혜란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