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탄핵하지 못하면 촛불은 국회로 향할 것"
"새누리당이 집권하려면 저를 밟고 넘어가야 할 것"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2일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임기단축은 개헌으로만 가능해 사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TBS라디오 출연과 국회 정문 앞에서의 박 대통령 탄핵 촉구 행사에서 정계개편과 개헌 논의·박 대통령 4월 퇴진론을 거론하며 "우리의 발목을 잡으려는 낡은 정치의 발버둥"이라며 이같이 언급한 뒤 "박 대통령은 탄핵돼야 마땅하며, 그 밖의 모든 복잡한 계산은 다 기만"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의 '4월 퇴진 6월 대선' 시나리오에 대해 "내년 4월 조건 없는 사임을 약속하더라도 그 약속을 그때 가서 어떻게 보장받느냐.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또 탄핵해야 한다"며 "박 대통령을 탄핵하지 못하면 국회는 국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구로서 자격이 없다.

촛불이 국회로 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고 시간을 끌며 국민을 지치게 하겠다는 계산이며, 그 사이 불안한 안보국면 등을 만들어 또 장난칠 것"이라며 "이런 꼼수를 무력화시켜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유일한 힘은 지치지 않는 촛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초 야권이 약속했던 국회의 이날 탄핵 의결이 무산된 것과 관련, "약속했던 새누리당 비박계의 배신과 비박계를 설득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일부 야당의 반대로 발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는 박 대통령이 3차 담화에 대해 "큰 착각을 하는 것으로, 정상적인 윤리의식과 판단력이 없다"며 "자신이 한 일은 무조건 옳고 공익이라는 사고방식으로, 나르시시즘도 그런 나르시시즘이 없다"고 주장했다.

개헌을 매개로 한 제3지대론에 대해서는 "우리 정치 역사를 크게 후퇴시킨 3당 합당과 유사하다"며 "호남을 끌어들여 정권 연장하려는 새누리당의 욕망이 만든 기획으로, 제3지대니 뭐니 수를 써도 제가 새누리당의 재집권을 막아내겠다"고 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문 전 대표를 겨냥해 '권력에 눈먼 정략집단'이라고 한 것과 관련, "지금 개헌·3지대하자는 분들이야말로 권력욕"이라고 반박했다.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 즉각 퇴진 주장이 '대통령 궐위시 60일 이내 대선 규정'으로 자신에게 유리해서라는 지적에 "정치적 계산과 무관하게 헌법이 정한 것으로 그런 주장은 제가 대통령이 될까 봐 무서워서 그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저는 1번 주자여서 새누리당의 온갖 계산과 장난으로 역사가 역행하지 않게 저지선 역할을 하고 있다"며 "새누리당이 재집권하려면 저를 밟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후보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선 "친미적이고 유능한 외교 관료로, 지금은 어디가 유리한지 알 수 없으니 고심을 많이 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사이다 발언'으로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자신은 느리고 답답하다는 의미의 '고구마'라고 일각에서 불린다는 지적에 "사이다는 금방 목이 마르다.

탄산음료가 밥은 아니다.

고구마는 배가 든든하다"라면서도 "이 시장의 지지율 상승은 아주 좋고 기쁜 일로 야권 전체 파이가 커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사이다만 마시면 배가 고프니까 고구마도 함께 먹고, 고구마만 먹으면 목메니까 사이다도 마시고 이렇게 함께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서울 시정으로 능력이 검증된 리더로 지지도만 올라가면 아주 훌륭한 후보"라고,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해선 "국가 경영의 큰 비전을 보여주는 통합의 시대를 이끌 젊은 리더"라고 평가했다.

김부겸 의원에 대해선 "지역구도를 깨고 지역 간 통 큰 통합을 이룰 수 있는 좋은 리더"라고 했다.

그는 "이 시장이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잘 해주고, 저는 중심역할을 확실히 하고 다른 후보들도 열심히 해 좋은 경쟁을 해서 힘을 함께 모으면 상대후보가 누구든 정권교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저는 대통령이라는 직책보다 세상을 바꿔보고 싶은 수단으로서 대통령이 되고 싶은 것"이라며 "반드시 저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대선) 삼수는 없다"며 "제가 좀 둔한 건 맞지만 불법·부당에 대해 전면에 나설 상황이 오면 불같은 문재인, 호랑이 문재인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서혜림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