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국무위 등 금융제재…외화벌이 원천차단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새 대북제재 결의 2321호가 채택된 지 이틀만인 2일 정부가 대북 독자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대북제재에는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북한 정권의 주요 자금원 확보에 기여하는 단체 35개와 개인 36명을 금융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했다.

특히 금융 제재대상에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양팔'인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 거물급 인사가 올랐다.

또 중국 기업인 단둥훙샹(鴻祥)실업발전(이하 훙샹)이 처음으로 제재대상에 포함됐다.

해운 분야 제재도 강화해 북한에 기항한 선박의 국내 입항규제 기간을 '180일'로 정한 지난 독자제재(3월 8일)보다 입항규제 기간을 '1년'으로 두 배 늘렸다.

또 북측 인사 출입국 제한과 남북 간 물품 반·출입 통제 강화 등 안보리 결의 효과를 증폭시킬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 최룡해·황병서 등 개인 36명·단체 35개 제재…中 기업도 첫 제재
정부가 이번 독자제재에서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조선노동당, 국무위원회, 당 중앙군사위원회 등 개인 36명, 단체 35개가 금융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했다.

이에 따라 제재대상은 개인은 34명에서 69명으로, 단체는 43곳에서 79곳으로 대폭 확대됐다.

추가로 지정된 제재대상은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북한 정권의 주요 자금원 확보에 기여하는 인사와 단체들이다.

이들 가운데 개인 19명과 단체 19개는 한국이 최초로 지정했다.

특히 북한의 주요 외화수입원인 석탄 수출과 해외 노동자 송출을 주도하는 북한 단체와 개인이 금융제재 대상에 최초로 포함돼 제재의 실효성을 높였다.

또 이번 제재에는 북한의 핵 개발을 도운 혐의를 받는 중국 기업 훙샹과 회사 관계자 4명이 최초로 포함됐다.

훙샹이 제재 리스트에 올라가면 훙샹 측과 한국 국민 간 외환거래, 금융거래 등이 금지되며, 훙샹 법인과 관계자들의 한국 내 자산이 동결된다.

정부는 지난 3월 8일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한 독자제재를 발표하면서 대만 국적의 류젠이 '로열 팀 코퍼레이션' 사장을 대북 민감물자 수출에 연루된 혐의로 제재 명단에 올렸었지만, 중국 본토 기업을 제재대상에 올리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제재대상 개인과 단체들은 우리 국민과의 외환 및 금융거래가 금지되고, 국내자산 동결조치의 대상이 된다.

◇ 北 기항 선박 입항금지 6개월→1년으로…北관련 인사 출입국도 제한
이번 제재에서는 해운 분야 통제도 기존 두 배 수준으로 강화했다.

북한에 기항한 선박의 국내 입항규제 기간이 기존 '180일'에서 '1년'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최근 1년 이내 북한을 기항한 외국 선박의 국내 입항을 전면 금지된다.

정부는 이번 제재로 북한 기항 선박의 국내 입항이 원천 봉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이 기존에 취했던 대북 해운통제 조치로 북한의 해운 활동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이번 독자제재는 제재 대상에 포함된 제3국인의 출·입국도 제한한다.

제재 대상에 포함된 제3국인은 대만 4명, 싱가포르 1명, 중국 4명 등 총 9명이다.

아울러 국내 거주 외국인 중 국내 대학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핵·미사일 분야 전문가가 북한을 방문해 우리 국익에 위해가 되는 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되면 해당 전문가의 국내 재입국을 금지하도록 했다.

일본도 현재 재일외국인 중 북한을 방문한 핵·미사일 관련 기술자의 일본 재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 남북 간 물품 반·출입 통제
정부가 발표한 독자제재는 북한산 물품이 제3국을 우회해 국내로 위장 반입되는 것을 엄격히 차단하기 위해 관리대상 품목을 확대했다.

현재 집중 관리대상 품목인 농수산물 22개에 유엔 제재 대상 광물에 포함된 석탄, 철, 철광석, 금, 아연, 희토류 등 11개 품목을 추가했다.

또 북한의 제2 외화수입원인 의류 임가공 무역을 통한 수익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에서 임가공 된 의류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는 조치를 강화했다.

정부는 북한산 의료제품이 국내에 유입되지 않도록 국내 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계도 조치를 강력히 시행할 계획이다.

북한의 의류 임가공 수출은 지난해 수출액 8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7.9% 증가했고, 수출 비중도 32.2%로 무연탄(10억5천만 달러)에 이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아울러 북한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능력 증강을 저지하기 위해, 잠수함 분야에 대한 북한 맞춤형 감시대상품목(watch-list)도 작성·발표하고 국제사회와 공유해 나갈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chin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