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친박 굴레서 못 벗어나…'퇴진선언하면 탄핵 불참' 굉장히 비겁한 것"
"어떤 세력이 흑막의 반역사적 시나리오 쓰는지 밝혀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일 새누리당이 '대통령 내년 4월 말 사퇴 및 6월 말 조기 대선' 퇴진로드맵을 당론으로 정한데 대해 "대통령에 대한 면죄부 시나리오로, 그 최종 종착지는 보수 재집권 전략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은 탄핵만이 어지러운 정국을 수습할 유일한 방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이 대통령이 놓은 덫에 걸려 오늘 탄핵이 불발됐다. 200만 촛불과 온 국민은 오늘을 똑똑히 기억할 것"이라며 "청와대의 속셈은 비박을 묶어두고 야당을 분열시키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그렇게 당하고도 친박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비박의 결정에 인간적인 연민마저 느껴진다"며 "아직까지 성난 민심보다 국정농단의 공동정범이자 피의자인 대통령이 더 무서운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추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새누리당 비주류가 오는 7일 오후 6시까지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시한을 천명하고 2선으로 물러나면 탄핵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굉장히 비겁한 것"이라며 "헌법기관으로서의 책무를 버리고 지금 어떤 핑곗거리를 찾았다, 이거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회의에서 새누리당 비박계에 대해 "여러분이 서야 할 곳은 헌법을 유린한 자의 옆이 아니라 헌법을 지키는 국민"이라며 "진심으로 탄핵대열 동참을 호소한다"고 말한 뒤 "새누리당이 어제 '내년 4월 말 사퇴 및 6월 말 조기 대선'을 당론으로 정하자 청와대는 야당의 입장을 갖고 오라고 했다고 한다"며 "오만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야권은 튼튼한 야권 공조를 통해 탄핵가결로 화답해야 할 것"이라며 "청와대가 일시적으로 탄핵을 막은 것처럼 보이지만, 즉각 퇴진과 즉각 탄핵을 요구하는 국민 민심은 더 강렬해졌고 내일도 6차 촛불은 여지없이 광장에 모여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이미 집회시위를 관리하는 경찰 인사를 단행했으며, 다음 달 검사장 인사를 통해 자신을 겨냥한 검찰을 길들이고 현직 프리미엄을 활용, 4월까지 진행될 특검을 빠져나가고자 할 것"이라며 "내주에는 자신의 의혹 해소를 위한 간담회를 연다고 하는데 지지층 결집과 동정여론을 만들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누가, 어떤 세력이, 대통령의 뒤에서 흑막의 반역사적 시나리오를 쓰는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며 "눈앞의 성난 민심과 국회 탄핵을 모면하고 책임이나 아무런 반성 없이 재집권을 꿈꾼다면 국민과 야당은 반드시 그 꿈을 끝장낼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서혜림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