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기 뺀 국조 뭐하러 하나…삼성 압력에 굴복한 것"
"탄핵 머뭇거려선 안돼…정당이 재벌하나 제대로 못 다스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1일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와 관련,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는 국회가 핵심증인 하나 채택 못하면서 무슨 국조를 하느냐"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순실·정유라 모녀에게 말 구입 등 명목으로 특혜 지원을 한 의혹을 받는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의 증인 채택이 무산된데 대해 "이번 사태의 본질은 재벌의 국정농단에서 시작한 것"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압력에 굴해서 못한 것 아니냐. 삼성이 무서워서 못하는 것"이라며 "이는 촛불시위의 핵심을 모르는 것으로, 국회가 사태의 본질을 인지 못하고 있다.

장충기 사장은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인데 그 사람을 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는 뭐하는 것이냐. 야당이 그런 놈의 국조를 무엇하러 하느냐. 보이콧 해버려야지…"라며 "이 사회의 변화를 위해 뭘 해야 할지 야당이 인식해야 한다.

대통령을 탄핵한다고 하면서 재벌 하나 제대로 못 다스리는 정당이 무슨 정당이냐"고도 했다.

또한 "결국 (증인 채택을) 촛불이 외치기 전에는 할 수 없다는 얘기"라며 "야당이 말을 그럴듯 하게 하면서 정작 하는 게 없다.

미안하지만 그러면 외연확대도 안되고 집권을 못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과의 '퇴진 협상'에 대해서는 "무슨 협상을 하느냐. (대통령이) 법을 어겼는데, 어떻게 정치적으로 해결하느냐"며 "온정적으로 처리할 게 아니라 국회는 탄핵 밖에 할 게 없다.

그 길 밖에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하자가 있으면 무조건 탄핵을 해야 하고, 하려면 빨리 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묘한 수를 쓴 건데, 야당은 무조건 탄핵을 해야 한다.

가결되지 않으면 야당 숫자가 부족해서 그런건데 불가항력인 것이다.

머뭇거리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결되면 비박계는 본연의 임무를 상실한 사람들이 된다.

국민이 판단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이 이날 '내년 4월말 사퇴 및 6월말 조기 대선'이라는 박 대통령의 퇴진 로드맵을 당론으로 채택한 데 대해서도 "그게 무슨 의미가 있고 무슨 법적 구속력이 있느냐. 야당에 협상 카드를 내민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그러면서 "오늘 당론 결정으로 비박계와 야당이 한꺼번에 가버리게 됐다.

비박계는 설땅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라며 새누리당을 향해 "정당으로서 기능을 다하고 의미를 상실한 껍데기만 있는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탄핵안 처리가 혼선을 겪고 있는데 대해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를 거론, "정치권이 그냥 놀아난 것"이라며 "촛불민심, 즉 촛불의 방향이 어느쪽으로 휘느냐에 따라 이제 상황이 바뀔 것이다.

국회 쪽으로 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각자(정치세력) 들이 촛불의 의미를 잘 파악 못하는 것 같다"며 "재계도 제대로 (촛불의 의미를) 인식을 못하는 것 같고…재계한테 촛불이 가면 겉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탄핵안의 9일 처리 전망에 대해서도 "9일도 가봐야 한다"며 "지금 새누리당의 비박(비박근혜)계란 사람들이 지금까지 태도를 확 바꿔버렸으니 그때가서 봐야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처음 시작 때부터 제대로 아무 계획성 없이 왔기 때문에 지금 이런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라며 야당의 전략 부재를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서혜림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