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HAP PHOTO-3204> 안철수 탄핵 고심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조배숙, 주승용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2016.12.1    hkmpooh@yna.co.kr/2016-12-01 14:45:26/<저작권자 ⓒ 1980-201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국민의당_항의전화합시다 박지원 784-XXXX 안철수 784-XXXX 유성엽 784-XXXX 정동영 784-XXXX 천정배 784-XXXX …’

2일 오전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급속히 퍼진 ‘항의전화 독려 글’이다. 국민의당이 이날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즉각 발의하자는 더불어민주당의 요구를 거부하자 흥분한 일부 네티즌들이 확산시킨 것이다. 실제로 국민의당 의원실과 사무처는 하루 종일 항의전화를 받아내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탄핵안에 동참하지 않는다 하니까 많은 국민들이 흥분해서 왜 국민의당이 동참 안 하냐, 박근혜 대통령을 왜 옹호하냐며 제 핸드폰과 사무실에 거의 불통에 가깝도록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SNS 계정에도 “앞으로 촛불집회 나올 생각 하지 마라” “새누리당으로 가라” 같은 험악한 댓글이 무더기로 달렸다. 몇몇 네티즌은 국민의당 의원의 후원회 계좌에 욕설을 의미하는 ‘18원’을 입금했다는 인증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새누리당 비박계의 협조 없이는 탄핵안 통과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2일 본회의 처리’를 밀어부치는 더불어민주당의 제안을 거부한 것일 뿐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설득 과정을 거쳐 9일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후 기자와 만난 한 국민의당 의원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른 국민의당과 관련한 악성 댓글을 계속 찾아읽으며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탄핵은 최후의 수단이고 그걸 지금 ‘공포탄’으로 쏴 버리면 나중에 쓸 수 있는 카드가 하나도 없어진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대책 없이 마구 던지는 쪽은 오히려 민주당이라는 것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탄핵안은 상정이 아니라 통과가 목표가 돼야 한다”며 야 3당 대표의 조속한 논의를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새누리당은 친박과 비박이 합의해 내년 4월 말까지 대통령이 퇴진하면 탄핵을 발의하지 않겠지만, 7일까지 대통령의 약속이 없으면 탄핵에 동참하겠다고 얘기했다”며 “오늘 발의하면 새누리당은 동참하지 않고, 만약 부결되면 다시 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내하지 않으면 이번 주말 촛불은 야당 균열을 향해 갈 것”이라며 냉정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국민의당이 민주당의 탄핵발의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표현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며 “‘오늘 발의’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의가 빗발치자 국민의당은 공식 SNS에 “국민은 박근혜 탄핵을 원하지 탄핵 부결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며 “국민의당은 정당 최초로 ‘박근혜 탄핵’을 당론으로 정해 누구보다 선봉에 나섰다”는 해명 글도 올렸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