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의 특별검사 임명으로 헌정 사상 처음 현직 대통령을 수사하는 ‘슈퍼특검팀’이 공식 출범했다.

박영수 특검의 최대 과제는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을 둘러싼 박근혜 대통령의 각종 혐의를 밝혀내는 일이다. 특히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 제공 혐의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최순실 국정 농단 방조·비호 의혹도 특검에서 본격 수사가 이뤄진다.

검찰도 이날 국회 국정조사 보고를 통해 두 사람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사고 당시 박 대통령의 행방을 둘러싼 ‘일곱 시간 의혹’도 특검이 풀어야 할 과제다. 박 특검은 이날 오후 ‘검찰 재직 시절 최재경 민정수석,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의 친분이 영향을 끼치지 않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단순 선후배 관계다. 전혀 영향 없다”며 세간의 우려를 일축했다.

제주 출신으로 서울 동성고와 서울대 철학과를 나온 박 특검은 청와대 사정비서관과 서울중앙지검 2차장, 대전고검장, 서울고검장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검 중수부장을 맡았다. 특히 기업 수사에서 이름을 떨쳤다.

2002년 서울지검 2차장에 재직할 당시 ‘SK 분식회계’ 사건 수사를 맡아 총수를 재판정에 세웠다. 대검 중수부장을 맡았던 2005년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비자금 조성·횡령 혐의를 찾아내 정몽구 회장을 구속기소했다. 외환은행이 정상가보다 헐값에 미국 투기자본 론스타에 매각된 의혹도 파헤쳤다. 중수부장 재직 당시 수사기획관은 채동욱 전 검찰총장, 중수1과장은 최재경 현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2009년 서울고검장을 마지막으로 검찰을 떠났다. 2012~2013년 대한변호사협회의 ‘지방자치단체 세금낭비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특수수사하듯 지자체의 ‘혈세 낭비’를 파헤쳐 눈길을 끌었다.

특검법에 따라 박 특검은 준비기간 20일, 본조사 70일, 연장조사 30일 등 최장 120일간 수사할 수 있다. 준비기간에는 사무실을 마련하고 특검보 4명을 임명하는 등 수사인력을 소집하게 된다. 검찰은 특검 준비기간에는 수사를 계속하기로 했다. 이럴 경우 최대 20일간 검찰과 특검이 동시에 수사하게 된다. 특히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장시호 씨에 관한 혐의 수사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특검 준비기간에는 검찰도 수사를 못할 이유가 없다”며 “수사가 가능한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윤상/장진모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