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미국 정권교체기 맞아 내부 결속 다지려는 의도"

북한이 12월 1일부터 실전에 준하는 수준으로 연례 인민군 동계훈련을 시작한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30일 보도했다.

RFA는 북한이 예년과 달리 이번 훈련 수준을 연례훈련을 넘어 즉시 전쟁에 돌입할 수 있는 '실전 수준'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동계훈련 준비를 빈틈없이 하라"는 첫 명령을 내린 뒤에 한 달 새 모두 네 차례 동계훈련과 관련된 명령을 내렸다고 RFA가 북한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양강도의 한 북한군 소식통은 "최고사령관(김정은)의 명령이 이렇게 연이어 내린 사례는 김정은 집권 첫해인 2012년뿐이었다"며 "인민군총참모부와 총정치국의 지시까지 합치면 동계훈련 관련 지시만 수십 건에 이른다"고 RFA에 전했다.

김정은의 동계훈련 관련 지시 대부분은 '임의로 전쟁에 즉각 돌입할 수 있도록 하라'는 내용이었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의 달라진 동계훈련 준비에 대해 북한 당국이 미국 정권 교체기 대북정책 불확실성과 함경북도 수해 피해 등 내·외부의 어수선한 분위기에 내부결속을 다지고 군부의 기강을 확립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전쟁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시는 내부 결속 차원에서 강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최근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군 출신으로 채워지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유엔 대북제재 결의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해 북한 내부적으로도 위기의식을 갖고 기강을 확립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훈련 내용에서는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최근 정세가 국내·외 모두 워낙 불안정한 상황이어서 군의 긴장 상태를 유지하면서 내부 기강을 확실히 다지려는 의도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chin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