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손 멈추고 담화 지켜보는 서문시장 상인 > 29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 상인이 굳은 표정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담화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 일손 멈추고 담화 지켜보는 서문시장 상인 > 29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 상인이 굳은 표정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담화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당장 물러나야"…"너무 빠른 결정" 목소리도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진퇴 문제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대구·경북 주민은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현실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국회에 넘기지 말고 당장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과 "너무 빨리 결정했다"란 목소리가 나왔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60·여)씨는 "박 대통령을 응원했는데 속상하다"며 "어쩌다가 이렇게 됐나 싶어서 눈물이 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담화를 지켜본 그는 중간중간에 한숨을 쉬기도 했다.

택시기사 이모(58)씨는 "최근 국정농단 사태는 생각하기도 싫고 끔찍하다"며 "개인적으로는 경제가 나빠져 걱정이다"고 말했다.

서문시장에서 휴대전화로 담화를 지켜본 중년 여성 3명은 "박 대통령도 이제 힘이 빠지고 돈도 안 되니 주변 사람이 다 등을 돌릴 차례다"라거나 "사실 이런 일은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 때도 반복되지 않았느냐"고도 했다.

박 대통령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에 사는 최모(40)씨는 "잘못한 것을 인정한다면 스스로 물러나면 될 일이지 왜 국회에 떠넘기느냐"며 "여야 다툼을 노린 시간벌기용 담화일 뿐이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구미시민(35)은 "구미가 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이지만 평균 연령 34세이고 외지인이 많이 사는 곳이다"며 "박근혜 대통령에 실망과 분노가 큰 만큼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판결이 나기도 전에 물러날 뜻을 밝힌 데 아쉬움을 나타내는 주민도 있었다.

구미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찾은 한 시민은 "아직 법에 따라 결정난 것이 없는데 물러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며 "침착하게 법원 판단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의견을 내놨다.

박정희 대통령 생가 관람객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이후인 10월 한 달간 4만7천530명으로 지난해 10월 8만218명의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으로 줄었다.

전병억 박정희 대통령 생가보존회장은 "많은 고민을 했겠으나 특검을 받은 뒤 국민 뜻에 따라 판단하는 게 나을 듯한데 너무 빨리 결정한 것 같다"며 "언론이 중립적이지 않고 편향된 보도를 한 점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종열 대한민국박사모 구미·김천지부장은 "국정을 잘 마무리할 것이라고 믿었는데 아쉽다"고 밝혔다.

(대구·구미연합뉴스) 박순기 손대성 김선형 김준범 기자 parksk@yna.co.kr, sds123@yna.co.kr, sunhy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