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최순실·안종범 등과 공범…관련 사건 재판부에 배당"
병합해 심리할 경우 검찰 대 피고인, 피고인끼리 공방 예상

현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60)씨를 등에 업고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한 의혹을 받은 CF 감독 출신 차은택(47)씨가 최씨와 같은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은 28일 차씨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 전날 기소된 피고인들의 사건을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차씨 등은 이미 기소된 최씨 등과 공범 관계에 있는 공소사실로 기소돼 관련 사건이 진행 중인 재판부로 배당됐다"고 설명했다.

두 사건의 병합 여부에 대해선 "재판부가 결정할 문제이기는 하나 일부 공모 사건은 재판 진행의 효율성을 따져 병합해서 증거조사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만일 두 사람이 공범으로 얽힌 부분을 재판부가 병합 심리하면 현재 '책임 떠넘기기'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양측 변호인 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차씨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전날 검찰이 차씨를 기소한 직후 취재진과 만나 최씨 측이 차씨에게 "다 떠안고 가라"고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최씨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법무법인 동북아)는 "재판을 삼류소설같이 만들지 않길 바란다.

잡범들끼리 책임 떠넘기는 수준이 돼서야 되겠느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차씨는 최씨 등과 공모해 포스코 계열 광고사 포레카를 인수하려던 중소 광고사 대표 한모씨에게 지분을 내놓으라고 부당한 압력을 가한 혐의(강요미수) 등으로 기소됐다.

차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지원을 받아 광고계 지인 이동수씨 등 2명을 KT 광고부서 임원에 앉히고 68억원 상당의 광고를 끌어와 5억원대 수익을 올린 혐의(직권남용 및 강요)도 받는다.

2014년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만찬 및 문화행사' 용역사업을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에 밀어준 뒤 그중 일부 업무를 자신의 업체가 재용역 받는 식으로 2억8천만원 상당의 수익을 챙긴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 등도 있다.

차씨보다 일주일 앞서 기소된 최씨의 첫 재판은 다음 달 1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대법정에서 열린다.

기소 시점의 차이를 고려할 때 차씨의 첫 재판도 다음 달 중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