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부르면 가서 사실대로 말하겠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27일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 씨의 지시로 최 씨의 측근인 차은택 씨가 자신을 만났다는 차 씨 변호인의 주장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께서 차은택이라는 사람을 한 번 만나보라 해서 공관으로 불러 만났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차은택이라는 사람이 정부의 문화융성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하니 한 번 접견해보고 보고하라고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박 대통령이 지시한 배경과 관련, "대통령이 직접 면담을 안 하시고 한 번 면담해서 그 사람의 됨됨이나 이런 걸 보고하라 해서 내가 많은 사람을 만났다"면서 "그중에 하나"라고 설명했다.

김 전 실장은 "차 씨와 10분간 차를 마셨을 뿐 차 씨의 사업에 관여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차 씨와 만났을 때 차 씨 변호인의 주장과 달리 정성근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나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은 함께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밖에 그는 최 씨를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이 검찰 조사에서 "김 전 실장 소개로 최순실 씨를 만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서도 "최순실을 알아야 그 사람을 소개할 것 아니냐"면서 부인했다.

그는 또 "언젠가 검찰이 부르면 가서 사실대로 말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차 씨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서 취재진과 만나 차 씨가 최 씨의 지시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14년 6∼7월께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에서 당시 김 비서실장과 김종 전 문체부 2차관, 정성근 문체부 장관 내정자를 만난 사실이 있다"면서 모임 성격을 '인사하는 자리 정도'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solec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