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서 '길라임' 진료 의혹 제기…차병원 "대통령 방문 없었다"
"차병원 신뢰 잃어 해명 믿을 수 없다" 의견도
의사 B "세월호 당시 차움의원서 정상 근무…추측성 보도에 법적 조치"

차병원그룹이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후 차움의원 진료' 의혹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쏟고 있다.

차병원그룹은 23일 박 대통령이 취임 후에도 '길라임'이라는 이름으로 차움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에 "취임 후 방문은 전혀 없었다"며 "2013년 7월과 9월에 길라임으로 작성된 차트는 실제 진료가 아닌 환자의 기존 진료 정보를 조회하는 과정에서 '불러오기'로 생성된 전산기록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SBS TV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여주인공 이름인 길라임은 박 대통령이 당선 전인 2011년에 차움의원에서 사용한 가명이다.

차병원 측은 박 대통령이 가명을 쓴 건 사실이나 2011년 7월께부터는 사용하지 않았으며, 취임 후에는 차움의원을 방문해 진료받은 적이 없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길라임으로 작성된 진료차트가 2013년 7월과 9월에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차병원이 그동안 해왔던 해명과 전면 배치되는 게 아니냐는 비난이 일었다.

이에 차병원은 길라임 차트에 적힌 구체적인 날짜를 공개하며 방문은 절대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차병원이 밝힌 날짜는 2013년 7월 24일, 같은 해 9월 27일이다.

7월엔 차움의원에서 최순실·최순득 자매 담당의였던 김상만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이, 9월엔 차움의원 내 푸드테라피 의료진이 차트의 담당자다.

진료 기록은 개인정보라며 꼭꼭 숨겨온 차병원이 구체적인 날짜까지 공개한 것은 박 대통령이 해당 날짜(2013년 7월 24일, 9월 27일)에 차움의원을 방문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당시 언론보도를 보면 박 대통령은 2013년 7월 24일에는 지방자치단체 첫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강원도청에 방문해 최문순 당시 강원도지사를 만났다.

오후에는 춘천, 원주 등을 방문한 사진이 찍혔다.

9월 27일 오전에는 노사정위원회 본위원회, 노인의 날 기념 청와대 오찬이 있었다.

오후에는 청와대에서 육군참모총장 등 군 장성의 진급 및 보직신고를 받는 사진이 공개된 상태다.

차병원이 적극적으로 사실관계를 밝히는 데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아예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앞서 제기된 대통령 대리처방, 가명 진료 등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아직 공개되지 않은 또 다른 진실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불신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월호 7시간'에 의료행위가 연관된 게 아니냐는 의견이 분분하면서 차움의원 역시 세간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최순실 씨의 진료를 담당했던 전 차움의원 의료진들이 잇따라 세월호 사고 당일 행적을 공개했다.

김 원장은 세월호 사고 당시 천안 우정힐스CC에서 골프를 쳤다며 고속도로 하이패스 기록을 공개했고, 또 다른 의사 A와 B도 각각 "사고 당일 차움의원에서 정상 근무했다"고 밝혀왔다.

당초 의사 A, B는 세월호 사고 시기 전후로 최씨를 진료한 또 다른 의료진으로 알려졌다.

의사 B는 법무법인을 통해 "세월호 사고 당시 박 대통령이나 최씨의 행적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사실에 입각하지 않은 추측성 보도가 계속될 경우 민·형사상의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jan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