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탄핵준비단 본격 가동…발의시점은 지도부가 결정
비박 접촉 강화…우상호 "숙고해달라" 호소, 박지원 "비박 발의도 함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번 달 내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완성키로 하는 등 탄핵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이달 중 야당의 단일한 탄핵안이 도출될 경우 이르면 30일 탄핵안이 발의되고 다음 달 1일 국회 본회의 보고를 거쳐 2일 표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3일 탄핵추진실무준비단 첫 회의를 열어 탄핵소추안 초안을 내주 초에 완성한 뒤 긴급토론회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최종안을 만들기로 했다.

준비단 간사인 금태섭 의원은 브리핑에서 "이번 주에 탄핵안에 대한 큰 골격을 만든 뒤 준비단에서 검토해 내주 초 초안을 만들겠다"며 "이어 내주 초 토론회 등 법률가단체·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금 의원은 "직무에 관해 헌법·법률을 위배해야 하는 데 그 사실은 검찰 공소장에 주로 들어가 있다"며 "그 밖에 국회와 언론에서 확인된 사실을 갖다놓고 그게 어떤 법률과 헌법 규정을 위반했는지 구체적으로 적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장인 이춘석 의원은 "촛불로 보여준 민의를 법률적·정치적으로 풀어 탄핵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신속히 마치는 게 목표"라며 "필요한 법리구성은 물론 국회 의석과 헌재 구조에서 예상되는 모든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탄핵준비단에 기존의 7명에 더해 검사 출신의 백혜련 의원과 판사 출신의 박희승 전북도당 법률자문단장을 추가 선임했다.

국민의당도 이날 김관영 의원을 단장으로 한 탄핵추진단을 구성, 첫 회의를 열고 이달 30일 발의를 목표로 탄핵안을 만들기로 했다.

9명으로 구성된 추진단에는 당내 법조인 출신 의원들이 대거 참여했으며, 필요할 경우 외부 법조인이나 학자 등의 조언을 받도록 했다.

김 의원은 "주말까지 탄핵안을 만들고 내주 초 야 3당 협의를 거쳐 단일 탄핵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겠다"며 "다음 달 1∼2일 국회 본회의가 예정돼 있어 이달 30일에 제출될 수 있게 실무적으로 준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탄핵소추 의결서에서 주장되지 않는 내용은 헌재가 판단하지 않기 때문에 국회가 작성하는 탄핵소추 의결서 내용이 중요하다"며 "외부 헌법학자와 헌재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변호사들과도 충분히 의논해 탄핵안을 만들겠다"고 했다.

추진단 일원인 송기석 의원은 "검찰이 대통령 공모 범위를 언급했지만, 수사 중이라 헌재에서 증거로 삼을 수 없다"며 "국정조사 단계에서 탄핵 사유에 대한 증거자료를 수집해 제출함으로써 탄핵 결정을 받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각각의 안이 완성되면 협의를 거쳐 단일안을 도출하기로 했으며, 양당 지도부가 탄핵안 발의 시점을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이달 말쯤 각 당의 초안을 바탕으로 야권의 단일안을 도출하기로 민주당과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양당 지도부간 정식 합의된 사안이 아니라는 민주당의 반박에 다시 발표를 정정하는 등 다소의 신경전도 있었다.

이와 함께 야권은 탄핵 의결정족수인 '국회의원 200명' 확보를 위해 비박(비박근혜)계를 중심으로 새누리당 의원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자기 당 소속 대통령 탄핵을 고민하는 건 이해하지만, 헌법기관으로서 한국 미래를 위해 무엇이 가장 바람직한 해법인지 숙고해달라"고 호소했다.

추미애 대표는 취재진에게 "탄핵의 키는 사실상 집권당이 가졌고, 말로만이 아니고 후속 행동이 따라줘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탄핵안 발의 이전에 의결정족수인 200명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새누리당 비박계 측에 서명을 받아 함께 발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탄핵에 동참할 의원들이 발의를 함께하자고 요구한 상태이며, 그쪽에서 명확한 답은 없지만 다른 의원이 와서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자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용태 의원을 이날 만난 사실을 밝히며 "자기들은 '일단 제4지대에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도록 노력하고 협력해서 나가자' '탄핵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 이런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홍지인 기자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