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는 21일 '최순실 게이트'를 거론, "최근의 현실을 보고도 시간이 없느니 등의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개헌 논의를 안 하려는 일부 정치세력이 있다" 며 "도저히 납득을 못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싱크탱크 '동아시아미래재단' 10주년 기념 세미나에 참석, 축사를 통해 "우리나라의 지난 70년간 통제가 어떻게 운영됐는지 되새겨본다면 왜 지금 7공화국을 만들기 위해 개헌해야 되는지 결론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전 대표는 "경제발전을 기초로 해서 탄생한 거대한 경제세력과 정치세력의 야합이 오늘같은 엄중한 사태를 만들었다" 며 "누가 대통령 후보가 되거나 대통령에 당선되면 재계가 제일 먼저 찾는 사람이 대통령에게 가장 영향을 미칠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 사람 하나 또는 몇몇 사람을 경제적으로 매수하는 건 간단하다. 그리되면 대통령에 영향을 미치고 대통령은 거기에 따라가다 보면 결국 자기 인생을 망친다" 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발전할 수 있겠나.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대표는 "최순실이란 여인으로 인해 나라가 왜 이렇게 됐는지 냉정히 살펴보라" 며 "일류 재벌이 아무 관계없이 몇십억을 내줬다. 저는 지난 대선 때부터 우려를 누차 얘기했지만 결국 가서 그런 얘기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 현상에 도취돼 간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에도 그런 대통령을 여러명 봤다. 왜 대한민국의 70년 역사 속에 국민이 흠모하는 대통령 한사람 없느냐" 며 "이런 사태를 또다시 경험하면 경제고 민주주의고 희망이고 없다. 헌법을 지금 개정해 제7공화국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현 대통령 임기 안에 개헌을 이뤄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개헌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 없다"며 "국회의원들이 제대로 결심하면 개헌은 언제라도 할 수 있다. 지금 같은 시기엔 더욱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개헌에 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며 "이번 만큼은 정치인들이 자발적으로 나라 장래를 위해 개헌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국회의장이 마음만 제대로 잡으면 국회에서 개헌을 이끌 절호의 찬스"라고 말했다.

야당이 탄핵을 당론으로 채택한데 대해서는 "탄핵을 하기로 했으면, 그 방법으로 가는 것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했다. 또 총리 선출과 관련, "말이 그렇지 서로 합의도 못할 사람들이 무슨 총리 선출 얘기를 하느냐"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에 대해선 "액면 그대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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