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등도 고심…비주류 동반탈당·분당 논의 본격화할 듯

새누리당 비주류 대선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와 3선(選)인 김용태 의원이 탈당 결심을 굳히고 이르면 이번주초 공식 선언할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탈당이 결행된다면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이후 첫 사례로, 특히 상당수 원내외 비주류 인사들도 조만간 탈당에 가세하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어 '탈당 러시'와 이에 따른 분당 논의가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로선 보수를 살리는 유일한 길은 새누리당을 해체하는 것"이라면서 "도저히 박근혜 대통령을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당을 나가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박 대통령을 출당시켜서 당을 궤멸시키는 방안도 있지만 지금 당에서 누가 지도부로 나선다고 해도 그건 어려워 보인다"면서 "당을 안에서 해체할 수 없다면 나갈 수밖에 없고, 내가 선봉에 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공공의 적이 되어 버린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 일당, '병신(丙申) 오적'이라는 사람들, 최순실 일당과 결탁해 온갖 이권에 개입한 부역자들 모두 새누리당을 붙들고 있다"면서 "당을 해체해 이들의 마지막 동아줄을 과감하게 끊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비주류 인사들의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에 참석한 직후 여의도에 있는 경기도 서울사무소에서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2일을 당 지도부 사퇴 '데드라인'으로 제시했다.

그는 비상시국위에서 총의를 모은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 착수 및 출당 요구와 관련, "당 지도부가 거부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음 회의(23일) 전날까지 지도부 사퇴가 이뤄지지 않으면 소속 의원 개개인이 탈당 등 후속조치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비상시국위 차원의 탈당 결정이 내려진다면 그에 동참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개인적으로 결단하겠다"며 거듭 탈당 의사를 내비쳤다.

김 의원과 남 지사는 이날 5선의 정병국 의원 등과도 만나 탈당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일찌감치 박 대통령에 대해 '하야에 준하는 2선 후퇴'를 주장하고 당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던 비주류 하태경 의원도 탈당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저는 새누리당에서 가짜 '봉건 보수'를 몰아내고 당을 해체한 뒤에 현대적 보수 정당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상당수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탈당의 뜻을 밝히고 있다"면서 "오늘 검찰수사 결과 발표와 지도부 움직임 등을 보고 금명간 결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무성 전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는 당 소속 원내외 주요 인사들의 탈당 움직임에 대해 "많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현혜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