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프리도프 CCGA 연구원 연합뉴스 인터뷰…"외교관계 우위 점유 시도 가능성도"
"대북 직접대화 성공 확률 낮다…결국 현재 입장으로 돌아올 것"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한미 관계의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한미 동맹은 굳건히 유지될 것으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가 진단했다.

미국의 초당적 싱크탱크인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 연구원인 칼 프리도프(36) 박사는 18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한미 동맹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를 우호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면서 이런 견해를 밝혔다.

그는 "미국에는 오랜 시간 한반도 사안을 연구해온 정책 전문가들이 여럿 있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이들의 영향력이 여전히 작용할 것"이라며 "한미 동맹의 근본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리도프 박사는 그러면서도 "한가지 우려되는 점도 있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으로 봤을 때 외교 관계에서 일방적 우위를 점하려고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프리도프 박사는 2002년부터 한국을 꾸준히 방문하며 한반도 문제를 연구해온 외교정책 전문가로, 지난달에는 미국인 가운데 주한미군 주둔에 찬성하는 비율이 70%에 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해 주목받았다.

주한미군에 우호적 여론이 높은 이유에 대해 그는 "미국인은 북한의 핵 도발을 심각한 사안으로 보고 있으며, 이 때문에 주한미군 주둔이 미국에 유리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한류 문화가 알려지고, 삼성과 LG 등 한국 대기업 제품이 확산하면서 "한국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점도 찬성률을 높인 요인으로 꼽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핵 프로그램을 이어갈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직접 대화를 시도한다고 해도 성공할 확률이 낮고, 결국에는 현재 미국 정부와 비슷한 입장으로 돌아올 것"으로 내다봤다.

프리도프 박사는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뉴욕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발 빠르게 회담한 것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한국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과 일본을 같은 상자에 넣어 놓고 있는 만큼 한국과 일본이 협력을 넓힐 기회가 늘어난다"는 인식에서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가장 먼저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따라서 한국이 동북아시아에서 차지하는 외교적 역할이 현재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강경책을 적용할 가능성이 큰 만큼 한국은 미국을 실망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중국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 입장을 지키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프리도프 박사는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KF 차세대 정책 전문가 네트워크' 참가자로 지난 13일 방한해 오는 19일까지 외교부, 아산정책연구원 등을 돌며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현안을 살펴보고, 한국 정책 전문가와 의견을 나눈다.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newgla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