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순실 게이트' 법률 토론회…"朴대통령에 뇌물죄 등 적용 가능"
"탄핵은 어려운 상황…모든 방법 거부하면 야3당 의원 총사퇴해야"
"이렇게 게으른 대통령 못 봐…레임덕 아닌 데드덕"


더불어민주당이 16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연 긴급 법률 토론회에서는 현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적용할 수 있는 혐의와 향후 국정운영 방안 등에 대한 법률적 제언이 이뤄졌다.

'박근혜 대통령, 국민 법정에 서다'라는 제목으로 열린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 탄핵도 어려운 상황이라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지 않을 수 없고 이를 위해 정치적 탄핵 압박은 계속돼야 한다"며 "국회 선출 총리가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고 국정운영을 해결하는 게 합헌적 방법"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제도적·법적 방법만으로는 이 문제 해결이 안 되고 초제도적인 각종 방법이 동원돼야 하며 의회 정치와 광장 정치가 결합해야 한다"며 "모든 방안이 동원됐는데 여전히 대통령이 거부한다면 야3당이 공동으로 의원직을 총사퇴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12일 백만 촛불집회로 박 대통령은 레임덕이 아니고 데드덕(dead-duck)이 됐다"며 "본인 능력에 버거운 자리를 그만두시고 '길라임'이란 자연인으로 돌아가시는 게 본인과 나라를 위하는 마지막 애국의 길"이라고 꼬집었다.

박명림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회가 빨리 총리를 제청해야 한다"며 "제청된 총리를 거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총리가 각료를 제청해 특히 법무부 장관 임명 등은 너무나 중요하고 국정교과서도 새로 임명된 교육부 장관이 얼마든지 정지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탄핵은 주저한다"며 "정치의 의회화, 시민화라는 공화주의 원칙에 맞지 않고 정치의 사법화를 통해 소수 재판관이 헌법 해석을 통해 민의를 재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박 대통령에 대해 "이렇게 게으르고 나태한 대통령을 못 봤다"며 "일정 자체가 너무 적고 젊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몇분의 일밖에 안 되며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보다도 적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박 대통령은 헌법 1조의 민주공화국 원리와 국민주권의 원리, 67조의 대의제의 원리, 7조2항의 직업공무원제도와 같은 헌법의 기본원리와 제도 등 헌법의 근간을 뒤흔든 것"이라며 "퇴진 거부 근거로 헌법 정신을 들고 있는데 그것이야말로 이건 헌법을 유린 넘어 능멸이다"고 질타했다.

임 교수는 "헌법 89조에 국무회의는 대통령 권한 전반에 걸쳐 1호부터 17호까지 긴급 명령권과 국군 통수권을 포함해 국무회의가 사전 심의하게 돼 있다"며 "그것을 탄력적으로 해석해 국무회의에 대통령 권한에 대한 사전심의권을 실질적 권한으로 해석하면 여야 합의 추대 총리가 제청해 뽑힌 과도내각의 국무회의가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임 교수는 그러면서 "한시적 과도내각을 운영하고 내년 중반에는 새 대통령이 선출돼야 한다"며 "남은 1년 3개월이란 임기 동안 과도내각이 대통령 권한을 대신한다면 국민이 직접 뽑지도 않은 과도 총리와 내각이 대통령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라 헌법상 국민 주권원리와 대의제 원리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토론자로 나선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겸 참여연대 공동대표는 대기업 모금 강요의 뇌물제공죄 성립 여부와 관련, "묵시적 청탁이 가능하다고 보는 판례가 있다"며 "박 대통령은 공익목적 재단이라며 그럴 줄 몰랐다고 주장할 것인데 판례를 보면 직무관계가 있으면 뇌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또 박 대통령을 지난 4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사실을 밝히면서 뇌물죄, 제3자뇌물공여죄, 공무집행방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인 정연순 변호사는 "선후를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문제가 국민 마음속에서 다 떠난 대통령을 현실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고 새 정부를 수립하는 일"이라며 "박 대통령이 지금 자리 있다는 것 자체가 헌법상 큰 위기여서 이 부분을 어떻게든 빨리 해결하고 정치적 공황 상태를 빨리 수습하는 게 큰 과제"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이정현 기자 li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