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만에 국회서 재회…대선 국면서 연대 가능성 주목
安, 초청 대상 아니지만 일찌감치 나와 孫 기다려
안희정 지사에게도 러브콜 "정국 해법 얘기 나누자"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16일 다시 만났다.

야3당 소속 초선의원들 모임인 '따뜻한 미래를 위한 정치기획'이 이날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토론회에서다.

지난 8월 손 전 대표가 기거하던 전남 강진의 토담집에 안 전 대표가 찾아와 독대한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안 전 대표는 먼저 토론회 축사를 위해 참석한 손 전 대표에게 다가가 "언제 좋은 때 잡아서 정국 현안에 대해 얘기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운을 떼었다.

그러자 손 전 대표도 "아이고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안 전 대표는 역시 축사를 하러 나온 안희정 충남도지사에게도 "지금 정국 현안, 해법을 한 번 얘기 나누는 자리,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했고, 안 지사는 "야권이 대화와 토론을 좀 많이 해야 합니다"라고 답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 공식 초청받은 인사는 아니지만, 두 사람을 만나고자 일부러 개최 장소에 일찍 와서 기다렸다.

안 전 대표는 지난 9일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비상시국회의 구성 등에 뜻을 모은 바 있다.

최근 '최순실 파문'으로 대선정국의 유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다른 주자들과의 연대에 바짝 주력하는 인상을 주고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언제 어디서든 여야의 책임있는 정치인들과 함께 만나서 시국 수습방안에 대해 합의를 이뤄나갈 생각"이라며 "이미 여러분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대선국면에서 손 전 대표와 손을 잡을 가능성이다.

손 전 대표는 지난달 정계복귀 선언과 함께 펴낸 책 '나의 목민심서 - 강진일기'에서 안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지난 8월 손 전 대표가 전남 강진으로 찾아온 안 전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당 영입 제의를 받고서는 "우리 둘이 힘을 합쳐 10년 이상 갈 수 있는 정권교체를 합시다"라며 답했다는 것이다.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 선언 직후 가진 전화통화에서도 안 전 대표는 환영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가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야권의 간판 대선주자로 부상하는 흐름에 대항하려는 전략적 행보로도 풀이된다.

손 전 대표는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전 대표와 그동안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이제 연락이 있을 것"이라면서 "아까 오셔서 현 정국과 관련해서 한번 만나고 싶다고 그래서 그러자고 그랬다"고 답했다.

손 전 대표는 또 '여야가 자신을 총리로 추대하면 수락할 것이냐'는 물음에 "나와 상관없는 얘기"라며 일축했다.

손 전 대표는 '지금 당적이 없어 역할이 제한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도 "커다란 정치·사회적 빅뱅에서 기존의 당적이 의미가 없기 때문에 내가 당적을 내려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ljungber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