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3선 초청에 1명만 참석…원외 당협위원장들과 설전
정진석·박명재, '조기 전대' 필요성 놓고 찬반 논쟁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치명타를 입은 새누리당이 사태 수습은커녕 집안싸움만 거듭하면서 최악의 '자중지란'에 빠진 모습이다.

주류와 비주류 진영이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및 지도부의 거취 문제를 놓고 연일 해답 없는 공방만 이어가면서 이미 '두집살림'이 시작됐다는 자조 섞인 탄식이 나오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로 3선 의원들을 초청해 난국 타개책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었으나 안상수 의원만 예정시간에 맞춰 참석해 간담회는 자연스럽게 무산됐다.

당 소속 3선 의원은 24명이다.

전날 이 대표가 마련한 재선의원 간담회에서 회동 직전 단 2명만 참석한 데 이어 계속된 독촉 전화에도 전체 재선 37명 가운데 11명만 모습을 드러낸 데 이어 비주류의 '보이콧'이 이어진 셈이다.

비주류 3선인 권성동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 지도부를 인정하지 않기로 선언한 마당에 당 대표 주최 간담회에 가는 게 모순이라고 생각해서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3선 의원 간담회가 취소된 직후 당 대표실에는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며 사흘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들이닥쳐 이 대표와 날 선 설전을 벌였다.

김상민 전 의원은 "국민과 당원의 신뢰가 있는지 재신임을 물으라"고 촉구했고, 이 대표는 "나는 지금 공당의 대표이지 죄인이 아니다.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는 근거가 뭐냐"고 맞받아쳤다.

특히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자신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비주류 측 대선주자들을 겨냥, "도정에 매달려도 부족한 분들이 이정현 사퇴하라고 날마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다"고 힐난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각 국회에서 정진석 원내대표 주재로 진행된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이 대표가 제안한 조기 전당대회의 필요성을 놓고 정 원내대표와 박명재 사무총장이 한때 언쟁을 벌였다.

중립 성향의 박 총장이 당 안팎에서 제기된 조기 전대 관련 '꼼수' 논란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자 지도부 사퇴를 촉구한 정 원내대표가 "왜 특정 일자를 정했느냐"며 목청을 높였고, 두 사람의 고성이 회의장 밖으로 새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예산국회 마무리 및 거국중립내각 구성 후 사퇴' 의사를 이미 밝힌 정 원내대표는 "나 좀 제발 그만두게 해달라는 말입니다"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무총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다 피곤하고, 지치고, 짜증 나니까 고함도 지르고 한 것"이라면서 "잘해보자는 뜻이니 이후에 '형님 동생'하면서 끌어안고 나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정 원내대표와 박 사무총장은 기자들 앞에서 서로 손을 잡으며 화해 분위기를 과시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배영경 현혜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