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안팎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대신 숙부인 김평일 체코 주재 북한 대사를 옹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 최신호는 북한 안팎에서 김정은 위원장 교체 여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교체 여론의 배경으로는 김정은 위원장이 하룻밤 새 리영호 전 인민군 총참모장과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 등을 처단한 행위에 대해 환멸을 느낀 북한 군부 고위층이 이런 전철을 밟게 될 것을 우려하는데다 북한 주민의 당국에 대한 불만도 갈수록 쌓이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중국 고위층 내부에서도 중국의 근본 이익에 부담을 주는 북한 지도체제의 교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북한 주민의 최고지도자 교체 움직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아주주간이 관측했다.

아주주간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이 최고지도자가 될 인물로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며, 지난 4월 29일 서울에서 개최된 '제1회 전세계탈북자대회'에서 조속한 북한망명정부 수립과 김평일의 초대 수반 옹립이 의제가 되는 등 탈북자들이 김평일을 망명정부의 지도자로 내세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주주간은 최근 탈북한 북한 고위층 인사들도 다른 해외 탈북 인사들과 함께 미국에 본부를 둔 망명정부를 수립하려 하고 있다며 북한 주민으로부터 최고지도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김일성 가족 중 한 명이 망명정부 운동을 이끌기를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수 탈북자는 김평일이 친중도, 친미도 아니기 때문에 북한 체제 붕괴시 주도권을 쥐려는 미·중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훌륭한 조커(王牌)가 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주주간은 김평일이 지도자 품성과 리더십, 백두산 혈통이라는 정통성, 북한 체제를 개혁하려는 성향 등 최고지도자가 될 만한 3대 조건을 갖고 있다며 선군정치에 비판적 견해와 높은 개방 성향, 서방 인사와 비슷한 보편적 가치관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아주주간은 이러한 점 때문에 김평일이 김정은으로부터 최대 잠재적 위협 인물로 간주되고 있다며, 북한 당국이 김평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2014년 12월 국가안전보위부 고위인사를 체코에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아주주간이 한국 통일부 등 기관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김평일은 한때 김일성 북한 주석을 계승할 첫 번째 후보로 여겨졌다가 김정일에 밀려났으며 1992년부터 북한 정계 중심에서 멀어져 헝가리와 불가리아, 핀란드, 폴란드 대사를 거쳐 작년 1월부터 체코 대사를 맡고 있다.

그러나 해외 체류 탈북자 수가 많지 않고 한국으로 전향한 인사들이 법적으로 망명정부에 참여하기 어렵기 때문에 북한 망명정부 수립 가능성이 적다는 지적도 있다고 아주주간은 전했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