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책 놓고 계파 이견 여전…비박 "지도부 사퇴" vs 친박 "단합해야"
비주류, 오후 비상시국회의 소집해 '이정현 불신임' 선언…최고위도 예정

새누리당은 13일 과거 6·10 항쟁 규모 못지 않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가 열린 것과 관련, 일제히 반성과 사죄의 뜻을 밝히며 고개를 숙였다.

김성원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위대한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처절하게 반성하며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면서 "야당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국정을 정상화하고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배신감, 분노, 수치심, 위기감이 그 함성에 응어리졌다.

한없이 부끄러웠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정 원내대표는 "대통령에 대한 도덕적 신뢰가 무너져 행정부 마비가 예상된다"면서 "국회가 위기 정국 수습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날 집회에 대한 새누리당 구성원의 반응은 반성의 목소리가 주를 이뤘지만, 향후 수습책에 대해서는 여전히 주류와 비주류의 기류가 엇갈렸다.

비주류는 박 대통령의 2선 후퇴에 무게를 두고 당 지도부의 사퇴까지 촉구했지만,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는 당 구성원의 단합을 통한 위기 타개가 중요하다고 맞섰다.

비박(비박근혜)계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청와대와 공범인 새누리당도 탄핵당했음을 알아야 한다"면서 "새누리는 깃발을 내리고 자진 해산의 길을 가야 한다"며 지도부 사퇴를 넘어 당 해체를 주장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페이스북에서 "국민은 마음속에서 이미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지웠다.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분명히 답해야 한다"면서 "즉시 대통령은 2선 후퇴하고, 이정현 대표는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친박계 이장우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 정국을 무겁게 바라보고 있다"면서 "지금 국민의 뜻은 새누리당도 자중해야 한다는 것. 특히 분열하지 말고 단결해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고, 국정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주류는 이날 오후 비상시국회의를 열어 '이정현 체제' 불신임을 공식화할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비주류는 회의에서 사퇴 요구를 거부해온 현 지도부를 공식적으로 불신임하고, 국정 안정화를 위한 별도의 '임시지도체제' 구성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시국회의 직후에는 이정현 대표 주재로 최고위원 간담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이 대표가 비주류의 요구에 어떻게 반응할지도 관심을 끈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류미나 기자 minar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