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관계자 대상 '쇼케이스'…200억 달러 규모 T-X 수주 노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미국 수출을 겨냥해 개발 중인 고등훈련기 T-50A의 시험비행 행사를 미국 현지에서 진행한다.

13일 군 당국에 따르면 KAI는 오는 17일(현지시간) 록히드마틴의 비행훈련 센터와 고등훈련기 조립공장이 있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미 국방부 및 공군 관계자와 언론들을 대상으로 T-50A의 시험비행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KAI는 지난 6월 사천에서 T-50A 시제기의 첫 시험비행에 성공했지만, 미국에서 관계자들을 상대로 공개적인 시험비행 행사를 하는 것은 처음이다.

KAI는 이 행사를 위해 T-50A 시제기 2기 중 1기를 배편으로 미국으로 운송했다.

당초 이 행사에는 정경두 공군 참모총장이나 황인무 국방부 차관 등 우리 군 고위인사도 참석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혼란스런 국내 상황 등으로 인해 취소됐다.

KAI는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고등훈련기 T-50을 기반으로 개발한 T-50A를 내세워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T-X) 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

T-X 사업은 노후화한 T-38 훈련기를 교체하는 사업으로, 1차 미 공군 350대를 시작으로 미 해군 등의 추가 소요를 고려하면 규모가 모두 1천 대, 2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 사업 수주를 위해 KAI-록히드마틴 외에 미국 보잉-스웨덴 사브, 미국 노스럽 그루먼-영국 BAE 시스템스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에서 시험비행에 나서는 것은 T-50A가 처음으로, 올해 말 미 정부의 입찰공고를 앞두고 주도권을 쥐게 될 것으로 KAI 측은 기대하고 있다.

미 정부는 내년 말께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T-50A는 KAI가 2006년 개발한 T-50을 기반으로 만든 기종으로, 미 공군이 요구하는 대화면 시현기(LAD)를 갖춘 조종석과 가상훈련(ET) 기능이 추가돼 훈련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경쟁사들이 개발하고 있는 훈련기와 달리 공중급유 장치를 달아 작전 시간을 늘리는 등 최신 전투기 조종사 양성을 위한 성능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