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 시립대 간담회…"반값등록금 당연한 권리"
시립대-서울연구원 연구보고서…반값등록금으로 학비부담↓ 교육만족도↑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는 한국의 운명과도 직결돼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립대에서 열린 '소통 간담회'에서 한 학생이 미국 대선 개표 결과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만약 대통령이라면 트럼프 당선에 어떻게 대응하겠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박 시장은 "(개표) 결과를 몰라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대한민국의 미래, 남북한 관계를 잘 풀어가기 위해선 한미 관계가 중요한데,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고 했다.

박 시장은 이날 시립대 학생들과 '반값등록금' 정책을 비롯한 대학생들의 주거, 해외 교류, 학내 문제 등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간담회에 앞서 서울시립대와 서울연구원은 '반값등록금 도입이 학생과 대학에 미친 영향 및 사회적 성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시립대 김충영·배영수 교수와 서울연구원 김승연 연구위원이 작성한 것으로, 2012년 도입한 '반값등록금' 성과 평가와 발전 방안 등 내용을 담았다.

연구 결과 시립대에 반값등록금을 도입한 이후 학생들의 학비 부담이 크게 줄고, 학교에 대한 자부심도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의 공부시간이 늘어나고 봉사활동 시간 역시 많아졌으며 전공수업 등 교육 만족도도 전반적으로 높아져 학생들의 학점이 지속해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교양 수업 만족도는 2012∼2013년 높아지다가 2014년 이후 감소했다.

이는 4년간 지속하던 교육부의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ACE) 중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입시에 미친 영향을 보면 수능 백분위 점수는 특별한 변화가 없었고, 2011년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던 정시 모집 경쟁률은 2014년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2014년부터 서울 소재 고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하는 전형을 폐지하면서 서울 출신 신입생 비중은 2014∼2015년 크게 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 재정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인 등록금 대비 교육비 지급률, 등록금 대비 장학금 지급률, 세입 중 등록금 비율 등이 크게 개선됐고, 언론사의 대학평가 순위도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다만, 이런 결과는 산출식의 분모(등록금)가 감소해 얻어진 결과여서 시립대의 교육 여건이 실질적으로 개선된 것으로만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값등록금'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도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가 9월 7∼18일 서울시민 3천24명과 기타지역민 197명 등 총 3천22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여론조사를 한 결과 78.5%가 시립대 반값등록금 정책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값등록금 정책을 전국으로 확산하는 데 대해서도 78.0%가 찬성했고, 전국 확산에 따른 세금 추가 납부 의향을 묻는 말에도 58%가 그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박 시장은 반값등록금 효과와 관련해 "학생들이 그 시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안 하고 학습과 성장을 위해 투자하는 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며 "시립대뿐 아니라 다른 국공립대, 나아가 사립대 학생들까지도 누려야 하는 권리"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d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