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3당 대표는 9일 회동을 갖고 박근혜 대통령의 ‘2선후퇴’가 전제되지 않는 한 국회 총리후보 추천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3당 대표 회담 모두발언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의 뜻을 이해하기는 커녕 모호한 말장난만 하실 뿐“이라며 ”박 대통령은 이제 더이상 외치든 내치든 자격이 없으시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야당이 지금까지 절제력을 갖고 대통령은 국정에서 한시바삐 손을 떼고 국회 추천 총리에게 권한을 넘기라는 걸 분명히 말했는데, 대통령은 2선 후퇴도 퇴진도 아니하고 그냥 눈감아 달라는 것”이라며 “이런 자세에 국민은 더욱 분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세세한 권한을 따질 때도, 총리 후보를 거론하며 여권이 갑론을박 할 때도 아니다”라며 “대통령은 주권자 국민에게 무릎을 꿇으셔야 한다. 민주당은 국민 뜻을 존중하며 민주주의와 참다운 역사, 신뢰와 통합이 존재하는 국정 정상화의 길을 반드시 찾겠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문제의 본질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다. 여기에 우병우 사단의 국정농단이 다시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다”며 “그런데도 대통령은 국민의 불안을 외면한 채 다시 어떤 수를 부려 보려고 하는데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어떠한 경우에도 대통령의 위치설정이 확실히 나와야 하고, 후임 총리의 책임이 어디까지인가 설정돼야 한다”며 “만약 대통령께서 저희 제안에 답변을 안하면 민심과 함께 오는 12일 촛불을 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대통령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고 대통령의 책임이 무엇이며 그래서 거취를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국민은 듣고 싶어 한다. 총리를 누구로 할 것인지를 두고 소란 피울일이 아니다”며 “야권이 이번 사태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박 대통령 거취에 대한 입장 정리, 거국내각 또는 하야를 전제로 하는 과도중립내각의 실효성 문제 등 책임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