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찬양가요 '발걸음'도 작곡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북한 가요 '휘파람', '반갑습니다' 등을 작곡한 인민예술가 리종오가 사망했다고 북한 매체가 밝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명의로 '리종오 동지의 서거에 대한 부고'를 싣고 "리종오 동지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주체 105(2016)년 11월 8일 6시 50분 73살을 일기로 애석하게도 서거하였다"고 밝혔다.

신문은 리종오가 "사상예술성이 높은 송가들과 대중가요, 경음악 작품들을 수많이 창작하여 주체음악예술의 보물고를 풍부히 하고 천만 군민의 혁명열, 투쟁열을 북돋아 주는 데 이바지하였다"고 추모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창단한 보천보전자악단의 작곡가 겸 지휘자로 활동한 리종오는 다수의 인기 대중가요를 만들어 북한의 '히트곡 제조기'로 꼽혀왔다.

특히 그가 작사·작곡한 '반갑습니다'는 지난 1998년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면서 한국에도 대표적인 북한 가요로 널리 알려졌다.

"동포 여러분, 형제 여러분, 이렇게 만나니 반갑습니다"라는 노랫말과 경쾌한 멜로디의 '반갑습니다'는 남북관계가 좋았던 2000년대 초반 남북한 사람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단골로 불렸다.

2001년 4월 평양에서 단독 공연을 가진 한국 가수 김연자씨도 이 노래를 부르며 무대에 등장한 바 있다.

또 다른 히트곡인 '휘파람'도 1990년대 북한에서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었고, 한국에서도 통일교육 교재에까지 실리는 등 명성을 얻었다.

리종오는 김정은에 대한 첫 찬양가요인 '발걸음'을 작사·작곡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밖에 그는 '도시처녀 시집와요', '내 나라 제일로 좋아', '녀성(여성)은 꽃이라네' 등을 포함한 140여편의 가요를 창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북한 매체 보도 등에 따르면 평안북도 구성에서 태어난 그는 1960년 평양음악무용대학을 졸업한 뒤 이 대학 교수로 근무하다 1979년부터 조선인민군협주단 작곡가, 만수대예술단 작곡가로 활동했다.

이후 1980년대 말 보천보전자악단 작곡가 겸 지휘자로 등용됐다.

다수의 인기곡을 작곡한 공로로 1989년 인민예술가 칭호를, 1991년 김일성상을 받았으며 1992년에는 노력영웅 칭호를, 1994년에는 김일성 훈장을 받았다.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