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외용 라디오 매체인 평양방송을 통해 남파공작원 지령용으로 추정되는 난수(亂數) 방송을 8일 만에 또다시 내보냈다.

평양방송은 5일 오후 11시45분(한국시간 6일 오전 0시15분) "지금부터 21호 탐사대원들을 위한 원격교육대학 화학 복습과제를 알려드리겠다"며 "25페이지 63번, 753페이지 96번, 26페이지 12번…" 하고 숫자를 읽어 내려갔다.

평양방송 아나운서는 낭독 후 같은 숫자를 한 차례 더 반복해 읽었다.

이날 아나운서가 낭독한 숫자는 앞서 방송했던 것과 다른 새로운 내용이다.

북한은 8일 전인 지난달 28일 오전 1시15분(한국시간)에도 난수방송을 내보낸 바 있다.

북한이 난수방송을 내보낸 것은 지난 6월 24일 이후 이번 방송까지 총 12차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과거 평양방송을 통해 자정께 김일성, 김정일 찬양가를 내보낸 뒤 난수를 읽어 남파간첩들에게 지령을 내리곤 했다.

그러나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난수방송을 중단했다가 16년 만인 올해 이를 재개했다.

북한이 난수방송을 재개한 목적에 대해서는 해외 공작원들의 해독 훈련용, 긴장을 조성하기 위한 교란·기만용, 실제 지령을 내리기 위한 용도 등 여러 분석이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