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화 내용, 최순실 향후 태도에 영향 미칠지 주목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씨가 검찰 조사를 수용하겠다고 밝힌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보고 눈물을 흘린 것으로 6일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씨는 4일 검찰 조사를 받던 도중 대국민담화를 보고 아무 말 없이 펑펑 눈물을 쏟으며 울었다고 한다.

국정을 쥐락펴락했다는'숨은 권력'에서 구치소 밥을 먹는 신세로 전락한 처지에 자신의 비위로 40년 넘게 가까운 관계를 유지한 박대통령이 고개 숙이는 모습이 겹쳐 감정이 동요한 것으로 보인다.

최씨가 박 대통령의 담화를 지켜본 사실이 알려지면서 앞으로 수사 과정에서 최씨가 어떤 태도를 보일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담화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제기된 의혹의 진상과는 별도로 최씨의 마음가짐과 발언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추진된 일이었는데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너무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특정 개인'이 누구인지 명시되진 않았지만 충분히 최씨도 그중 한 명이 될 수 있다.

먼저 예상 가능한 최씨의 태도는 불법으로 이권을 챙기는 것 등과 관련된 자신의 죄를 순순히 인정하는 것이다.

구속된 처지에 불만이 있어도 위법행위를 실토함으로써 자신이 책임을 지는 자세로 조사에 임해 수십 년 간 인연을 맺은 박 대통령을 보호하는 시나리오다.

담화 내용을 다르게 해석해 이와는 상반된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비선 실세'인 자신을 보호해줄 것이라고 여겼건만 박 대통령이 자기 책임을 부각하지 않은 채 최씨의 위법행위를 직접 거론한 것에 반발 심리가 작용했다면 적극적으로 혐의를 부인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최씨는 이른바 '잘린 꼬리'가 되기를 거부하고 박 대통령이 국정 농단에 개입한 부분이 있다면 이를 낱낱이 검찰에 얘기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수사를 진행하고 결론을 내리는 주체는 검찰이지만 최씨의 진술이 진상을 규명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만큼 눈물을 쏟으며 지켜본 대통령 담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