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 완전 버림받을 지경"…최순실 파문속 반총장 제3지대행 관측도

여권의 차기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돼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올해말 총장 임기를 마친 뒤 새누리당으로 오지 않을 수 있다는 여당 고위인사의 발언이 나왔다.

반 총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지난 4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당이 완전히 버림받게 생겼는데 이런 당에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오겠느냐. 누게 오겠느냐"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에 책임을 지고 당 지도부가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과 '그래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자 스스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이러한 말을 했다고 한다.

이는 반 총장이 당연히 여당인 새누리당의 대선후보가 될 것이라는 세간의 관측과는 다른 것이다.

이에 대해 정 원내대표는 5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예산국회 등이 마무리되면 원내사령탑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힐 때 당의 상황을 설명하다가 나온 아주 일반론적인 이야기"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는 반 총장과 같은 충청 출신인 데다 과거 기자 시절부터 맺은 인연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여의도의 대표적인 '친반'(親潘·친 반기문) 인사다.

이에 따라 정 원내대표의 발언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이 여당이 아닌 '제3지대' 행(行)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이 최순실 파문의 직격탄을 맞아 지지율 하락에다 내분 조짐까지 보이면서 반 총장이 내년 대선을 위해 다른 길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 총장은 차기 여권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놓친 적이 없는 유력주자로 꼽히고 있으며, 총장 임기를 마치는 대로 내년 1월 중순 귀국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run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