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기지는 3대…北 핵·미사일 위협 증대 따라 늘어날 듯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이 4일 한국에 배치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의 규모가 괌 기지 사드 포대보다 클 것이라고 밝힌 것은 요격미사일 발사대 수에 관한 설명으로 해석된다.

사드 포대는 기본적으로 적 탄도미사일 궤적을 탐지·추적하는 레이더와 포대 통제소, 발사대 통제소, 발사대로 구성된다.

차량에 탑재되는 이동식 발사대는 레이더가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요격미사일을 쏴 적 미사일을 공중 파괴하는 핵심 장비다.

미군이 괌 기지에서 운용 중인 사드 포대는 발사대 3대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미군은 2대를 운영하고 나머지 1대는 예비용으로 보유하고 있다.

사드 포대의 표준형에 발사대 6대가 포함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괌 기지의 사드 포대는 규모가 작은 편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이 아직 괌을 타격할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 점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사드 포대는 최대 9대의 발사대를 운용할 수 있다.

결국, 한국에 배치될 사드 포대의 발사대는 4∼9대가 될 것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그러나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이 날로 발전함에 따라 미군은 괌 기지 사드 포대의 발사대도 늘릴 계획인 만큼, 주한미군이 운용할 사드의 발사대도 표준형보다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사드 배치 부지로 최종적으로 결정된 경북 성주 달마산(성주골프장이 있는 곳)은 애초 사드 부지로 발표됐던 성산포대보다 넓어 여러 대의 발사대를 설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드 포대의 발사대는 레이더 전방에 부채꼴 모양으로 배치되는데 전파 교란 방지를 위해 레이더로부터 400∼500m 이상의 거리를 유지한다.

발사대와 발사대도 수백m 떨어져 배치되기 때문에 넓은 부지가 필수적이다.

미군이 한국에 괌 기지보다 큰 사드 포대를 배치하기로 한 것은 괌에 비해 한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은 괌 기지를 겨냥해 무수단(BM-25)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북한식 명칭 화성-10)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신뢰할 만한 기술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북한은 2007년 실전배치한 무수단 미사일의 시험발사를 올해 4월 중순에야 시작해 지금까지 8번 감행했으나 이 가운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6월 22일 시험발사 1차례뿐이다.

당시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도 고각으로 약 1천400㎞ 상공까지 쏜 것으로, 외국 전문기관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정상적인 각도로 쐈을 경우 3천100㎞ 정도 비행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무수단 미사일이 아직 괌에는 못 미친다는 얘기다.

이와는 달리, 한국은 무수단 미사일뿐 아니라 노동 미사일과 스커드 미사일 등 북한의 준중거리·단거리 미사일 위협에도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

북한이 한국의 미사일방어체계를 무력화하고자 미사일 여러 기를 동시다발적으로 쏠 수도 있는 만큼, 미군은 사드 포대의 발사대도 최대한 많이 배치해 요격 효율성을 높이려 할 가능성이 크다.

사드 발사대 1대는 요격미사일 8발을 장착하며 30분 안에 재장전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발사대가 많을수록 요격미사일 여러 발을 쏴 적 미사일 요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군 관계자는 "주한미군에 배치될 사드 포대의 구체적인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북한의 위협 수준과 사드 운용 환경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