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03, 김병준 총리 기자간담회, 사진/ 변성현 기자
20161103, 김병준 총리 기자간담회, 사진/ 변성현 기자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국정 멈춰선 안된다는 마음으로 나서"
"노무현 정신은 이쪽저쪽 편가르는게 아니라 국가를 걱정하는 것"
"협치 구도 아니면 굴러갈 수 없다…그 과정에서 거국내각 구성"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는 3일 야당의 국회 인준 거부 입장에 대해 "제가 이 자리에 설 수밖에 없는 그 마음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저를 받아주시지 않는다면 두말없이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김 내정자는 이날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정이 정말 단 하루도 멈춰선 안 된다는 마음으로 나섰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김병준 내정자의 모두발언과 일문일답
◇ 모두발언
많은 분들이 바로 어제 거국중립내각을 주장하고 국회에서 총리 선출이 옳다고 주장한 사람이 어떻게 이런 선택을 했을까 물으실 것이다.

국정이 붕괴되는 상황을 그대로 있기 힘들었다.

그래서 수락했다.

총리가 되면 헌법이 규정한 권한을 100% 행사할 것이다.

모든 것을 국회 및 여야 정당과 협의해나가겠다.

상설적 협의 기구와 협의 채널을 만들어 여야 모두로부터 국정 동력을 공급받겠다.

그러는 과정에서 완전하지 않겠지만, 거국중립내각이 구성될 것이다.

시민사회와의 소통도 강화할 것이다.

이를 위해 총리실 조직과 기능을 개편하는 것도 생각한다.

대통령이 재직 중 형사 소추를 안 받는다는 규정을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이 있다.

저는 수사와 조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의 탈당 문제는 일차적으로 대통령과 여당 문제다.

하지만 대통령의 당적이 국정의 발목을 잡으면 총리로서 탈당 건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임과 역사적 소명을 다하겠다.

책임과 소명 다하지 못하는 경우 결코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

◇ 일문일답
--헌법상에 있는 총리의 모든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 권한·범위까지 대통령과 대화했나.

▲ 헌법에는 총리의 권한이 굉장히 간단하게 기술돼 있다.

대통령의 지시 받아서 국정을 통할한다고 돼 있다.

그다음에 내각 각료에 임명제청권과 해임건의권을 갖는다고 돼 있다.

지금까지 사실은 총리가 헌법상 권한을 행사한 적이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국정을 통할하는 게 어느 정도냐, 저는 국정 통할의 의미를 폭넓게 해석하고 있다.

경제·사회 정책 전반에 걸쳐 총리의 지휘권을 다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저는 해석한다.

각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각료 임명제청권과 해임건의권도 다 행사해야 한다.

대통령과의 대화는 일일이 하나하나 다 설명은 못 하지만 경제·사회 정책에서 그것은 제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게 전부 맡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통령과의 독대는 언제, 얼마나 이뤄졌나.

▲ 지난 토요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눌 시간은 됐다.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경제 사회 분야를 맡겨달라는 것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은.
▲ 정확한 표현은 생각이 안 나지만 동의하셨다고 생각한다.

대통령께서 유고 상태는 아니지만 경제 사회에 대한 통할을 맡겼다고 생각한다.

--야당 반대로 국회 통과가 불가능한 상황인데 복안은.
▲ 당연히 화도 나고 저에 대해서 섭섭한 것도 당연히 많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제가 어떤 전략적 접근할 수도 없고 복안은 기회가 닿는 대로 제가 이 자리 설 수밖에 없는 그 마음, 국정이 정말 단 하루도 멈춰선 안 된다는 마음,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지금도 심각한 문제가 여러 형태로 악화되고 심화되고 있고, 어떤 부분은 상당히 정권 말기에 회복 불능으로 갈 것이라는 그 마음으로 나섰다고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저를 받아주시지 않는다면 두말없이 수용하겠다.

--현 정부 정책과 의견이 다른 부분이 많은데 사드와 국정교과서 문제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교과서의 국정화가 우리 사회에 합당한 것인가, 지속될 수 있는가 의문을 갖고 있다.

제 생각은 아직 전혀 변화가 없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제안한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수락은.
▲ 비대위원장 얘기가 나오다가 호남 중진들의 강하게 반대하고 당이 조용하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다.

제가 최종적인 결심을 해야 하는 단계였는데 그 단계에서 총리직 제안을 받은 것이다.

--모두발언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렸는데 이유는.
▲ 저도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참여정부에 참여하면서부터 국가·국정에 대한 걱정이 많았는데 하고 싶었던 것을 그때 다 못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정치로 세상을 바꾸는 시대가 지났다는 말씀에 저도 동의하고 그 이후 학교 가서 강의하고 글도 쓰고 늘 가슴이 아팠다.

왜 우리 세상이 이렇게 갔나.

이보다 조금 더 나아질 수 없나.

그리고 저는 무력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다시 이런 사태가 터지면서 북핵 이상으로 저는 우리 생활, 삶을 파괴할 만한 것들이 곳곳에 놓여있다 느꼈다.

무력감을 느끼고 고민하던 차에 박 대통령과 경제사회정책 중심으로 얘기를 해보니 정책적으로 다른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국정교과서 뿐만 아니라 재정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이 다를 수 있고, 사드 의견도 다를 수 있다.

제 소신을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지만, 또 한편으로 저렇게 볼 수도 있겠다고 했다.

--대통령과 총리가 생각이 안 맞으면 원만하게 정책 집행이 가능한가.

▲ 앞으로는 협치 구도가 아니면 제대로 돌아갈 수가 없다.

저는 대통령과 총리 사이 의견이 다르더라도 충분히 여당이 들어오고 야당이 들어오고, 총리 중심으로 하니 서로 협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청와대 인사수석은 내치는 총리가 하고 외치는 대통령이 하는 구분은 가능하지 않다고 했는데.
▲ 아마 (내가 한 말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형식적인 차원에서 말하자면 완전히 이원집정부제 형태의 법률적 권한까지도 다 가지는 총리가 될 수 없다는 말 아니겠느냐.
--총리직 수락이 노무현 정신에 부합하나.

▲ 노무현 정신에 부합한다고 본다.

노무현 정신의 본질은 이쪽저쪽을 편가르는 게 아니라 국가를 걱정하는 것이다.

--최순실 사태의 본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가장 큰 본질은 대통령의 권력과 보좌체계의 문제, 이런 데 있다고 본다.

대통령 권력과 보좌체계 문제는 또다시 국정운영 전반에 걸쳐서 메커니즘 문제가 있다.

--개헌에 대한 입장은
▲ 어디까지나 국민과 국회가 주도하는 것이며 대통령이 주도하는 개헌은 옳지 않다고 본다.

--임기 중 개헌 추진하나.

▲ 국회와 여야 정당이 결정해야 한다.

--과거 내각제와 이원집정부제를 주장했는데.
▲ 학자로서의 소신 밝힐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다.

그럼에도 개인적인 소신을 말하면, 국정의 가장 큰 문제는 책임과 권한이 일치되지 않는 것이다.

대통령은 실제 움직일 수 있는 권한보다 책임이 크고 국회는 입법권보다 책임이 약하다는 것이 제 소견이다.

이 2개를 완벽하게 일치시키는 것은 내각제다.

문제는 경제력 집중에 있다.

경제적 자원이 정치적 자원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 통제를 어떻게 확보하는지와 함께 내각제를 논의해야 한다.

그것이 안 되면 이원집정부제 구도로 생각해봐야 한다.

--과거 논문 표절로 낙마한 적이 있는데.
▲ 알다시피 저는 표절을 안 했다.

오죽했다면 표절했다고 하면 표절했는지 청문회를 하자고 저 스스로 요청했다.

그 당시 청문 자료를 다 보실 수 있다.

날짜를 잘못 확인하고 제 박사학위 논문을 안 보고 그런 과정에서 나온 오해라고 생각한다.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solec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