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내치·외교 모두 다 내려놓는 자세로 거국내각 구상 이뤄져야"
"책임총리를 거국내각으로 호도해선 안돼…지금은 4·19, 6월항쟁에 비견"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는 1일 '최순실 사태' 수습책으로 거국중립내각 구상이 대두한 가운데 본인도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 "대통령 자신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야가 진정으로 합의해서 새로운 과도 정부 성격의 내각, 중립 내각을 구성해 나라를 바꿔나가자는 자세가 확고할 때는 어떤 누구도 제의를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오후 SBS '3시 뉴스 브리핑' 프로그램에 출연해 총리 제안시 수락 의사를 묻는 말에 "제가 강진에서 하산한 것이 이 무너져가는 나라를 보고 있을 수 없다, 조그만 몸이지만 던지겠다는 마음으로 나온 만큼 그런 상태가 되면 누가 됐든 같이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손 전 대표의 이 같은 언급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에서 손을 떼고 전권을 총리에게 위임하는 방식이라면, 거국적 추천으로 총리 제안이 올 경우 국무총리직을 수락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그는 거국중립내각의 총리 선출에 대해 "이 나라가 이렇게 어려운 처지에 처하고 나라가 무너질지도 모르는데 여야가 어딨나, 같이 힘을 합쳐 거국 내각을 구성하자, 6공화국을 극복하고 7공화국을 출범시켜야 한다는 마음의 자세를 갖고 누구를 총리로 선출할 것인가 의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손 전 대표는 또 "대통령은 내치와 외교·안보 이런 것들을 모두 다 내려놓는다는 거국적 합의 하에서 거국 내각 구상이 이뤄졌어야 한다"면서 "누구를 추천했다는 얘기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데, 추천하려면 야당과 합의를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책임총리와 거국 내각은 기본 성격이 다르다"며 "책임총리는 대통령 아래서 일정한 정도의 국무총리가 각료 제청권을 행사한다든지 이런 정도에 그치는 것이고, 거국 내각은 한마디로 말하면 과도 내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흔히 얘기하는 국면 전환용으로 개각하고 총리를 바꾼다는 차원에서 책임총리를 거국 내각이란 이름으로 적당히 호도해서 될 일이 아니다"라며 "지금 우리가 겪는 위기는 4·19, 87년 6월항쟁에 비길 수 있을 정도 큰 위기"라고 밝혔다.

손 전 대표는 정치 복귀의 이유와 포부에 대해 "대통령, 물론 하고 싶습니다"라면서도 "그러나 대통령은 하늘이 정해준다.

강진 만덕산에서 하산할 때 대통령이 된다, 뭐가 된다 이런 데 집착은 다 버리고 내려놓고 왔다.

그래서 당적도 버렸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ljungber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