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서청원 최경환은 물밑서 혼란 수습 노력
비박계 김무성, '반성'하며 혁신 요구…유승민, 장외서 강연정치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으로 직격탄을 맞은 새누리당 '대주주'들의 물밑 움직임이 분주하다.

당장 친박(친박근혜)계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내며 정권 실세로 통하는 최경환 의원이 정중동(靜中動)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순실 씨 사태에 대해 극도로 말을 자제하고 있지만 사태 수습을 위해 의원들과 잇따라 비공개 회동에 참석해 의견을 듣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 의원은 지난 28일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을 만나 비박계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이정현 대표체제에 대한 대책을 포함한 국정운영의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 사퇴 촉구 성명에 이름을 올렸던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사실과 다르게 와전됐다는 해명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 의원과 최 의원 등 친박계 핵심 의원들이 29일 오전 만났을 때도 거국내각을 구성해 국정 쇄신을 꾀하더라도 일단 당 지도부는 사태 수습을 우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비박계인 김무성 전 대표는 친박계보다는 운신의 폭이 넓은 편이지만 이날 자신이 주도하는 '격차 해소와 국민통합의 경제교실' 모임에서 "참담하고 얼굴을 들 수 없는 심정으로서 큰 충격과 함께 매우 큰 책임감 느끼고 있다"고 자세를 낮췄다.

지난 2007년부터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일조했던 의원으로서 사실상 첫 '반성문'을 내놓고 혼란 수습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에서 남경필 경기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잠재적 대권주자들이 주도하는 회동에도 참석해 국정 운영의 정상화를 위한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다.

다만 현 지도부의 사퇴를 촉구하는 공개적인 비박계의 긴급 회동에도 참석하고, "재창당 수순의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하며 친박계 핵심 의원들과 비교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역시 원박(원조 박근혜)이었다가 탈박한 유승민 의원은 각종 의원 모임을 통한 당내 활동보다는 장외에서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계파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피하면서도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유 의원은 오는 3일 전남대에서 '왜 민주공화국인가?'를 주제로 최근 이어온 특별 강연을 통해 철저한 검찰 수사와 미진할 경우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