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하야 피하는 충정이 거국내각…총리는 국회가 추천해야"
"대통령은 국정 위임 선언하고, 총리가 장관제청권 행사해야"
"새누리 주도하며 거국내각 이름붙이는 것은 국민 속이는 것"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일 "국민은 대통령의 하야와 퇴진을 요구하고 있지 않느냐. 갈수록 그 민심이 도도해지고 있다"며 "우리 야권에서는 그런 상황만큼은 피하고,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성숙된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충정에서 내놓은 것이 거국중립내각"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조계사에서 자승스님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거국중립내각 제안이 사실상 탄핵이나 하야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여권 등의 공세에 대해 "지금 상황을 가장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이 상황의 엄중함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여전히 아주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총리 정도는 적어도 국회에서 추천받는 정도로 가야 거국중립내각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새누리당이 총리 후보를 추천하고 새누리당이 주도해서 만드는 내각이 무슨 거국중립내각이겠는가"며 "새누리당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공동책임이 있는 주체인 만큼, 보다 자숙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좀더 기울이는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반격했다.

구체적 거국중립내각 조건을 묻자 "야당 추천이 아니라 국회 추천"이라고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우선 거국중립내각이 되려면 적어도 대통령이 총리에게 국정의 전반을 위임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그 다음에 그 총리의 추천을 국회에 요청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국회가 국민의 민의를 대변, 총리감을 서로 논의해 추천하는 것을 대통령께서 그대로 받아들이시고, 임명된 총리가 제청권을 행사해 장관들을 추천해 임명하는 방식으로 구성하는 것이 진정한 거국중립내각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새누리당이 여당으로서 주도하는 형태로 하는 것에 거국중립내각이라고 이름 붙인다면 다시 한번 국민을 속이는 수단밖에 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는 종교계 원로들과의 릴레이 만남을 가진 이날 행보의 배경을 묻자 "지금 우리나라 상황이 역대 겪어보지 못했던 아주 엄중한 위기상황이고, 당장 국민은 대통령의 하야 또는 퇴진을 요구하고 있지 않느냐"며 "그럴 경우에 많은 국정의 혼란이나 공백도 생기게 되기 때문에 국민은 한편으로 불안하다.

이런 국민의 마음을 잘 어루만지면서 정치권에서 해법을 찾아내야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대선 당시 대선 후보였던 그는 "저는 박근혜 정부를 출범하게 하는데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 엄중한 그런 책임감을 갖고 여러분의 지혜를 모으기 위해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기독교 회관에서 마련된 기독교계 원로 간담회에 참석, "국민은 박 대통령의 하야와 퇴진을 요구하고 있고, 우리 야당에 대해서도 국민이 요구하는 퇴진이나 탄핵에 앞장서지 않느냐는 질책이 있다"며 "살다 보니 이런 일도 겪는다.

이번에도 지혜를 모아주신다면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민주주의를 한단계 더 발전시킬수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서혜림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