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부처 대책회의…필리핀 당국과 협력 강화 하기로

정부는 최근 우리 국민 피살사건이 잇따르는 필리핀에 2일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안전점검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정부는 1일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필리핀내 우리 국민 보호 강화를 위한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회의는 김완중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장 주재로 국무조정실 대테러센터, 경찰청, 국가정보원 등 관계부처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 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안전점검단은 2일부터 4일까지 일정으로 필리핀을 방문해 현재 진행 중인 피살사건에 대한 필리핀 경찰 당국의 적극적 수사를 요청하는 한편, 피살사건이 빈발하는 한인거주 밀집지역인 앙헬레스 등에 대한 안전실태를 점검한다.

필리핀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우리 국민 7명이 피살됐다.

특히 지난 10월 피살사건이 연이어 발생해 우리 국민 안전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200㎞가량 떨어진 바기오 시내 도로에서 우리 국민(남성) 1명이 운전 도중 신원을 알 수 없는 괴한이 쏜 총에 맞아 병원에서 치료 도중 사망했다.

앞서 같은 달 11일에는 필리핀 팜팡가주 바콜로 지역에서 한국인 3명이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인은 2012년 6명에서 2013년 12명으로 급증했으며 2014년 10명, 2015년 11명으로 3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필리핀에는 약 9만명의 우리 국민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우리 수사 전문가 파견을 통한 현지 공조수사, 외교 채널을 통한 신속·공정한 수사 요청, 필리핀 현지 코리안 데스크(한인 사건 처리 담당 한국 경찰) 파견 확대 등 양국간 협력 확대 필요성이 강조됐다.

그러나 그동안 수차례의 대책회의와 대책 마련에도 우리 국민을 상대로 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실효적 대책과 거리가 먼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그동안 필리핀내 우리 국민 보호를 위해 앙헬레스 등 한인 밀집지역 CCTV 설치, 필리핀 경찰내 코리안데스크 증원(2명→6명), 필리핀 주재 우리 공관에 사건·사고 보조인력(8명) 배치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김 국장은 회의에서 "필리핀내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필리핀 정부와 수사 공조를 위해 여러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