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권의 ‘비선 실세’ 논란이 최순실 씨(60) 자매로 불 붙고 있다. 특히 친언니인 최순득 씨(64)는 최순실 씨와 돈독한 사이로 측근 실세였다는 증언도 나온다. 동생 최순천 씨(58) 측은 “왕래가 끊긴 지 오래됐다”고 선을 그었다.
[최순실 긴급체포] 최순실 자매로 번지는 '비선 의혹'
순천씨 최측근은 31일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서씨 집안은 10년 전부터 순득, 순실 가족과 담을 쌓고 지냈다”며 “1년에 한 번 산소에서 우연히 마주칠 정도로 왕래가 없었다”고 말했다. 순천씨는 독립운동가 서재필의 종손자인 서동범 서양네트웍스 대표와 결혼해 1남1녀를 두고 있다.

순득씨는 알려진 대로 순실씨와 가까운 사이라고 증언했다. 이 관계자는 “어릴 때부터 유달리 친하게 지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성심여고 동창인 순득씨는 ‘숨어 있는 진짜 실세’라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인 2006년 괴한에게 습격당했을 때 순득씨 집에 1주일간 머물 정도였다.

순득씨 딸인 장유진 씨(37·장시호로 개명)도 순실씨 모녀의 재산 형성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독일 페이퍼컴퍼니 ‘비덱(Widec) 스포츠’의 주식 5000유로(620만원 상당)어치를 사들였다가 순실씨 측에 넘기기도 했다. 순실씨 딸인 정유라 씨에게 승마를 권한 것도 장씨로 알려져 있다.

순천씨 측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순실씨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2002년 순실씨는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 살았는데 당시 6억원가량의 전세자금을 대준 것이 서 대표였다.
세 자매는 각각 강남에 빌딩을 보유한 재력가다. 순실씨는 신사동 미승빌딩과 강원 평창 부지 등 200억~300억원의 재산을 갖고 있다. 순득씨도 남편과 함께 1000억원을 호가하는 삼성동 빌딩, 도곡동 고급빌라 등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부자는 순천씨네다. 청담동에 9층짜리 빌딩을 보유하고 있고, 2013년 초 유아복업체 서양네트웍스 지분 70%를 중국계 소매업체에 팔아 2000억원 안팎의 현금을 쥐었다. 순천씨 최측근은 “서씨 집안은 10여년 전부터 순실, 순득씨와 멀리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며 “올해 초 세무조사를 받았는데도 이번 일이 터지고 나서 세무당국으로부터 자료 제출을 요구받는 등 억울한 일을 많이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