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 주도에 친박도 참여…거국내각 구성·朴대통령 수사 협조도 요구
강석호 최고위원 참석…"회동 결과 최고위에 전할 것" 주목
'최순실 진상규명 의원모임'도 결성…김세연 김영우 등 21명 참여


비박(비박근혜)계를 중심으로 한 새누리당 의원 50여 명이 '최순실 비선 실세 파문'과 관련, 당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비박계 3선 김학용 의원 주도로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해 당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황영철 의원이 전했다.

이들은 지도부 사퇴를 위한 연판장 서명에도 착수했으며, 의원총회 소집도 요구할 계획이어서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일한 비박계 선출직 최고위원인 강석호 의원도 참석, 회동 결과를 최고위원회에 전달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회동에는 김무성 심재철 정병국 나경원 이군현 주호영 권성동 김성태 김용태 이혜훈 홍일표 이진복 의원 등 모두 41명이 참석했지만, 동참 의사를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불참한 사람까지 합하면 모두 54명에 달한다고 황 의원은 설명했다.

회동에는 탈박(脫친박을 뜻하는 말)으로 분류돼온 3선의 이학재 의원과 친박(친박근혜)계 이만희 의원 등도 참여했다.

황 의원은 "현재 당 지도부가 '최순실 국정 농단'을 막지 못한 책임이 있지 않느냐"면서 "또 국민 앞에 당과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지도부로 보기 어렵다고 보기에 현 지도부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당이 국정의 중심과 주도권을 갖고 이끌어 나가도록 전면적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모였다"고 덧붙였다.

황 의원은 "현시점에서 국정을 안정시키는 방법은 거국내각을 구성하는 것"이라며 "국정을 안정적으로 끌어가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게 중요한 만큼 조속히 거국내각을 구성하도록 정치권 모두가 합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참석 의원들은 이번 사태의 실체를 규명하고 해결하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강구하고, 대통령도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와 별개로 새누리당 의원 21명은 전날 최순실 파문의 진상 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도 결성했다.

모임은 별도의 성명을 통해 당 지도부 사퇴를 촉구했고, 이 모임 소속 의원의 다수가 오전 의원회관 회동에 참석했거나 동참 의사를 밝혔다.

모임에는 비박(비박근혜)계 3선인 김세연 김영우 홍일표 의원, 재선의 경대수 박인숙 오신환(간사) 정양석 정용기 하태경 의원, 초선인 박성중 윤한홍 정운천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 모임에도 이학재 의원은 참여했다.

친박(친박근혜) 또는 범친박계로 분류돼온 유의동 김순례 김종석 김현아 성일종 송석준 송희경 정유섭 의원도 모임에 가입, 사실상 탈박 선언을 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현 사태를 견제하지 못하고 청와대 눈치만 본 당 지도부는 책임을 통감하고 즉각 총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청와대는 한 점 의혹 없는 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야당과 국민이 동의하는 거국내각 구성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류미나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