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소환 전 취재진에 "靑 교육문화수석실 관계자도 접촉"
정동구·정동춘 前이사장도 소환…檢, 재단 불법설립 등 조사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30일 오후 정현식(63) K스포츠재단 前사무총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날 오후 2시 45분께 검찰청사에 도착한 정 전 사무총장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과 밀접하게 연락을 했느냐'라는 취재진 질문에 "가끔씩 연락했다"고 시인했다.

'안 전 수석이 재단에 직접 개입했다고 받아들여도 되나'라는 물음에는 "언론에 말씀드린 그대로 이해하시면 된다"고만 답했다.

안 전 수석이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하는데 대해선 "그건 이제 그분의 생각"이라고 되받아 여지를 남겼다.

그는 안 전 수석 외에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 관계자와도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은 또 다른 비선 실세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47)씨의 외삼촌이다.

그는 다만 본인이 재단에 있는 동안 재단 자금이 최씨쪽으로 빠져나간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정 전 사무총장을 상대로 재단 설립 및 기금 모금 경위를 집중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사무총장은 검찰에서 최씨가 재단 설립·운영을 배후 지휘하고 안 전 수석이 기금 모금에 관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안 전 수석 등이 관련 의혹을 은폐하려고 접촉을 시도한 정황도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검찰에 출석하기 전인 이달 26일 안 수석이 차명 휴대전화(대포폰)로 아내에게 전화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언론에는 "22일 오후 안 수석이 본인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왔으나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 전 수석이 전화를 한 시점은 최씨와 재단을 둘러싼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던 때다.

검찰 압수수색 직전 K스포츠재단 컴퓨터가 교체되고 최씨 개인회사로 알려진 더블루K 이메일 계정이 폐쇄되는 등 조직적인 증거인멸 정황도 검찰에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정 전 사무총장 외에 정동구(74)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과 정동춘(55) 2대 이사장도 나란히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재단 이사장을 맡게 된 경위와 이후 업무 처리 과정, 최씨나 청와대 인사가 재단 운영에 관여했는지 등이 조사 대상이다.

한국체대 명예교수를 지낸 정동구 전 이사장은 K스포츠재단이 설립된 올 1월 초대 이사장으로 초빙됐으나 한 달 만인 2월 말 돌연 사임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단 목적이 좋다고 생각해 맡았는데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사임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정동춘 전 이사장은 최씨와의 개인적 인연으로 올 5월 재단 이사장에 선임됐다.

서울 강남에서 '운동기능 회복센터'를 운영했는데 최씨가 이곳 단골 고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센터는 언론에서 '스포츠마사지센터'로 소개되기도 했다.

그는 최씨 관련 의혹이 확대되던 지난달 말 자진 사퇴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이보배 기자 lu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