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정국' 매듭된후 연말연초 대선주자 간담회
특정후보 지지계획은 없어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당내 대선주자들의 비전과 역량을 검증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대선 국면마다 초선들이 앞다퉈 특정주자를 지지하며 줄서기를 해오던게 '관행'처럼 자리 잡아왔던 터라 눈길을 끈다.

30일 복수의 민주당 초선의원들에 따르면 국정감사 후 지난 24일 초선의원 13명이 만찬을 하며 연말연초 대선주자 간담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처음으로 논의했다.

모임에는 박정 의원을 중심으로 강병원·기동민·김병욱·김영진·김정우·김해영·박재호·박찬대·백혜련·어기구·유동수·정재호 의원이 참여했다.

의원들은 이후 카카오톡 채팅방도 만들어 모임 이름과 대선주자 간담회 일정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블랙홀 정국과 연말 예산국회가 정리되는 대로 연말 연초에 간담회 일정을 구체화해보겠다는 계획이다.

초선들의 이 같은 검증 시도는 문재인 전 대표 대세론이 대두되면서 향후 대선경선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경선의 공정성 강화와 흥행에 보탬이 될지 주목된다.

초청 대상으로는 문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릴레이 방식으로 한 명씩 초청해 이야기를 들을 지, 아니면 한꺼번에 공동 간담회를 할지도 고심 중이다.

다만 모든 주자가 자신의 비전과 정책구상을 최대한 내보일 수 있도록 돕는 게 이 모임의 목표다.

박정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주자들은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모든 주자가 무대에 올라와서 국민에게 자기 생각을 알릴 수 있는 장을 만들려 한다.

이러한 시도가 공정한 경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참여의원들의 면면도 다양하다.

범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강병원·김정우·김해영 의원뿐만 아니라 박원순계인 기동민 의원, 손학규계인 김병욱 의원, 안희정계인 정재호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2012년 대선 때 고(故) 김근태(GT) 상임고문의 정파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을 모아 간담회를 진행했던 것과도 비슷한 양상이다.

당시 민평련은 표결을 통해 지지후보까지 정하려 했지만 실현되진 않았다.

이 모임 역시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행동'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영 의원은 통화에서 "간담회를 열어 공정한 무대를 만들어주자는 정도"라며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따뜻한 미래를 위한 초선모임'이나 원외 지역위원회와도 연계해 참여자들을 더 모아볼 계획도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li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