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토론회에 나와 개헌론 띄우기…'개헌지대' 모색 계속할듯
"현재로선 국민들 공감 못 해" 개헌파 내에서도 회의론

이른바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에 밀려 차츰 사그라져가는 개헌론에 다시 불이 붙을 수 있을까.

야권의 대표적 개헌론자인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7일 나란히 이번 사태로 오히려 6공화국 헌법의 한계가 드러났다며 '개헌론 띄우기'에 나섰다.

특히 김 전 대표와 손 전 대표는 개헌을 매개로 한 '제3지대론'의 중심인물로 꼽히고 있어 이들의 주장에 더욱 눈길이 쏠린다.

다만 야권 개헌파 내에서도 개헌보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해 개헌론 재점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국가운영체제와 개헌' 토론회에 참석, "최근 발생한 엄청난 사태가 제왕적 대통령제가 아니면 가능했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정치체제가 지금같은 형태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형편에 도달했다"면서 개헌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같은 행사에 참석한 정세균 국회의장도 축사에서 "작금의 상황은 오히려 개헌이 왜 필요한지 반증해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견제 받지 않은 권력, 무소불위의 대통령 권력이 가진 한계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해공 신익희 정신의 현재적 의미와 계승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슷한 주장을 폈다.

손 전 대표는 "이런 사태가 6공화국에 종언을 고하고 7공화국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와 경제에 새판을 짜고, 그 새판 위에서 7공화국을 건설해 나가야 한다.

개헌의 정신이 이번 사태를 통해서 더욱더 확실하게 부각됐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이들의 발언을 두고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던 '개헌지대'논의가 다시 활발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김 전 대표와 손 전 대표가 조만간 회동할 수 있다는 얘기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아울러 손 전 대표는 이날 토론회장에서 만난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손 전 대표를 오랜만에 뵈어 반갑다.

대한민국에 다시 민주주의가 부활할 수 있도록 힘을 합치자"고 했음에도 아무런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김민석 전 의원은 "야권통합으로 인한 정권교체야말로 새판짜기며, 그 외에 어떤 얘기도 궤변이다.

어떤 얘기도 세월호 희생자와 광주에서 희생된 영령, 백남기 농민에 대한 배신이 될 것"이라고 제3지대론을 강력히 비판했지만, 여전히 개의치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주위에서는 그만큼 개헌을 고리로 한 새판짜기에 대한 손 전 대표의 신념이 확고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야권내 개헌파 내에서도 '선(先) 최순실-후(後) 개헌' 기류가 고착되고 있어 이들의 기대대로 개헌론이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민주당의 대표적 개헌론자인 원혜영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모든 논의가 최순실 사태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개헌을 얘기하는 것은 국민들의 생각하고 너무 동떨어진 얘기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야권의 다른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수습되고 정기국회가 끝나고 나면 대선까지는 1년도 채 남지 않는다"면서 "임기 내 개헌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이라고 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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