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손학규 '개헌지대' 움직임 주춤…"결국 다시 부상할것" 주장도
與 최고위도 "임기 내 개헌도 국회 주도로 차질없이 진행돼야" 결론
朴대통령 주도 개헌은 난망…정치권이 이끄는 개헌 場 펼쳐질수도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파동이 정국을 집어삼키면서 정치권에서 불붙는 듯했던 개헌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모양새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내 개헌' 제안 후 개헌 논의 실무작업에 착수하려던 새누리당은 일단 최순실 파문 수습에 여력이 없다.

더불어민주당내 개헌파는 일단 사태수습이 우선이라면서 '선(先) 최순실-후(後) 개헌'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개헌파 일각에서는 이대로 개헌을 위한 '골든타임'을 흘려보내면 현정부 내에 개헌이 사실상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도 내보이고 있다.

특히 개헌을 고리로 '제3지대'에서 정계개편을 주도하려던 인사들의 경우 이번 파동이 가라앉더라도 논의가 재점화되리라는 것을 장담할 수 없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26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대통령의 개헌이 사실상 국면 전환을 위한 것이었다는 데에 의견이 모이고 있다"면서 "지금 분위기에서 개헌 얘기는 꺼내기 힘든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우상호 원내대표 역시 "개헌특위는 정기국회 이후 내년 초에 하는 것으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합의가 돼 있었다"며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했다.

당내 개헌파인 문희상 원혜영 의원 등도 당장은 개헌논의 제안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여야가 동시에 참여하는 개헌모임 역시 서명자가 개헌 정족수인 200명을 넘길 경우 명단을 밝히고서 본격적으로 활동하려 했지만, 이미 인원수를 채웠음에도 활동은 당분간 미루기로 했다.

민주당 모임 간사인 백재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무엇보다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과 국정을 바로잡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당이 새로 출범시키기로 한 '개헌연구 자문회의'에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를 의장으로 선임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아직 인선은 결정되지 않았다.

지금은 개헌파들도 최순실 사태로 개헌 얘기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 아니냐"고 말했다.

다만 개헌파들 내에서는 이 때문에 이번 개헌의 기회를 그대로 잃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번 정기국회가 지나간다면 물리적으로도 개헌논의를 할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초선 의원은 "개헌론이 나올 때마다 항상 걸림돌이 됐던 것은 청와대의 반대였다.

어찌 됐든 이번에는 청와대가 개헌에 찬성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또 만들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이미 개헌론으로는 국면이 전환되지 않는다는 것이 나타나지 않았나.

그렇다면 비리 의혹은 의혹대로 밝히고, 개헌은 개헌대로 논의해도 상관없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김 전 대표나 최근 민주당을 떠난 손학규 전 대표 등은 '개헌지대'를 형성하려는 움직임이 무뎌지면서 향후 행보가 흔들리게 됐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대통령이 개헌론을 제기했는데도 묻혀버리지 않았나.

손 전 대표가 개헌을 앞세워 주목받기는 더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개헌에 찬성하는 의원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만큼 결국은 내년 대선 이전에 다시 개헌론이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찮다.

이 경우 민주당 내에서 원심력이 강해지면서 제3지대론이 또 탄력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새누리당 최고위도 이날 긴급 회의에서 당장 최순실 파문을 수습하기 위해 전면적인 국정쇄신을 촉구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개헌 문제와 관련, "임기 내 개헌도 국회 주도로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는데 이견을 모았다.

30년만에 찾아온 개헌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는 입장으로, 다만 최순실 파문으로 박 대통령이 주도하는 개헌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고 보고 '국휘 주도로' 개헌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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