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게 공식 입장"

군 당국은 청와대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 씨가 받아봤다는 서류에 지난 2012년 북한과 세 차례 비밀 군사접촉이 있었다고 언급된 것과 관련해 "실제 그해 세 차례 군사접촉이 있었다"고 26일 밝혔다.

군의 한 소식통은 "2012년 12월께 북한과 세 차례 (군사) 접촉이 있었던 것은 맞다"고 말했다.

남북은 이명박 정부 중반인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공식 대화를 중단했으며, 2012년 12월 비밀 군사접촉이 있었다는 사실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다.

북한 측 요구로 판문점에서 이뤄진 접촉에는 우리 측에서 이상철 국방부 군비통제차장이, 북측은 리선권 국방위원회 대좌(대령~준장 사이)가 대표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북측에서는 국방위원회 소속 인사가 (회담에) 나왔다"면서 "북측이 우리 측에 요구한 것이 있었고, 우리 측도 천안함 피격 사과 등 여러 가지를 요구했으나 지금 단계에서는 말할 수 없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이에 국방부는 "당시 군사접촉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통상적으로 남북이 비밀 군사접촉을 가졌다는 사실을 대외비로, 군사접촉 당시 양측의 대화 내용은 군사기밀로 각각 분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비밀 군사접촉을 했다는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인지는 법리적 해석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대외비로 분류된 내용이 적시된 문건이 기밀취급 인가를 받지 않은 민간인에게 갔다면 문제 소지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최순실 씨는 2012년 12월 28일 박근혜 당선인과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독대에 앞서 만든 사전 시나리오를 행사시간 4시간 전에 받았다.

시나리오 중 '현안말씀' 부분에는 "지금 남북 간에 어떤 접촉이 있었는지"라는 박 대통령의 예상 질문과 함께 '최근 군이 북한 국방위와 3차례 비밀접촉이 있었다고 함'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