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게이트 덮으려는 꼼수, 정략적 방탄개헌…민생개헌 해야"
"'개헌은 블랙홀, 경제 살리기가 우선'이라더니 그새 경제가 좋아졌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임기 내 헌법개정을 완수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박근혜표 개헌, 정권연장을 위한 제2의 유신헌법이라도 만들자는 건가"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입장 자료를 내고 "최순실 게이트 의혹 해소와 경제민생 살리기에 전념하시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박 대통령의 개헌 제안, 참 느닷없다.

생각이 갑자기 왜 바뀌었는지 의심스럽다"며 "'개헌은 블랙홀이고 경제 살리기가 우선'이라고 하더니, 그 새 경제가 좋아지기라도 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박근혜표 개헌은 안 된다.

개헌은 국민 삶을 낫게 만드는 민생개헌이어야 한다"며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개헌이 돼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에 의한,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개헌은 절대 있어선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권력형 비리게이트와 민생파탄을 덮기 위한 꼼수로 개헌을 악용해선 안 된다.

그거야말로 정략적 방탄개헌"이라며 "국민은 먹고 살기 힘든데, 민생을 팽개친 채 비리게이트 위기국면 전환을 위해 개헌을 도구로 삼아선 안된다.

무책임의 끝을 보여주는 정략적 정치"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대통령과 정부는 최순실 게이트 의혹 해소와 민생 경제살리기에 집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주변 인사들과 함께 대응 방안을 논의한 뒤 이같은 입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그는 이날 낮 시정연설 직후 서울 은평구 녹번동 서북50플러스 캠퍼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은 그동안 '개헌은 블랙홀이 될 것이기 때문에, 임기말에 경제살리기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개헌을 논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말씀해오셨다"며 "갑자기 개헌을 말씀하시니, 이제 거꾸로 무슨 블랙홀이 필요한 상황이 된건지 의아스러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어쨌든 개헌은 대단히 중요한 국가적 과제이기 때문에 제가 즉흥적으로 답변드리는 것 보다는 박 대통령이 제안한 취지 등을 좀 더 살펴보고 좀 더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청와대가 개헌 추진에 나서면 그 순간 순수성이 무너진다.

대선 이후 권력을 연장하기 위한 정략적 개헌이 될 수밖에 없다"며 "필요하다면 정정당당하게 다음 대선 때 공약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은 뒤 차기 정부 초반에 추진하는 것이 정당한 절차"라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서혜림 기자 hanksong@yna.co.kr